캐나다 건축 회사에 취업한 한 워홀러로부터 충격적인 소식을 듣고, 이번 편을 다루기로 했다.
그가 다니는 회사는 최저 시급보다 단지 30센트 높은 시급에 복지 자체가 없는 곳이었다. 계약서 상 기본적으로 제공받아야 할 병가 일수조차 없는데, BC주의 경우 해마다 회사가 직원에게 제공해야 할 유급 병가일수는 최소 5일이다. (현재 내가 다니는 회사는 10일/연, Sick Day가 무제한인 회사도 있다.) 이 회사는 9 to 6 시스템으로 하루 8시간 근무를 시키지만, 퇴근 전 애매하게 잔업을 던져주어 10-20분 더 일할 때가 잦다고 했다.
건축 현업에 있는 워홀러 분들이 위 같은 상황에 처하지 않고, 캐나다 로컬 건축 회사에 취업하는 방법을 대해 알아본다.
단, 필수조건이 있는데 다음과 같다.
1. 캐나다 워킹홀리데이 비자 소지 (Work Permit: 2-4년)
2. 최소 3년 한국(외국) 실무 경력
3. 기본적인 대화 가능한 영어 실력
건축 현업자가 위 조건을 충족한다면, 워킹홀리데이에 대해 아래 같은 가벼운 마음가짐으로 캐나다에 넘어왔으면 한다.
성공하면 영주권, 실패해도 해외경력 아닙니까!?
기존 캐나다 워킹홀리데이는 만 서른 살 미만 지원 가능했으며,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받게 된다면 평생 1회만 사용하고, 그 Open Work Permit 기간은 1년뿐이었다. 새롭게 변경된 현재 캐나다 워킹홀리데이 비자 정책은 만 35세까지 지원 가능하며, Open Work Permit이 2년 주어진다. 그리고 일생 동안 두 번 지원할 수 있는데, 두 번 비자를 받는다면, 캐나다에서 총 4년 동안 일할 수 있다. 첫 번째 워킹홀리데이 비자 만료 후 두 번째 비자가 나오기 전까지 Implied Status* 기간을 포함하면, 엄밀히 말해 취업 기간은 4년이 넘는다.
영주권 절차는 Express Entry의 경우 만 1년 풀타임 로컬 경력만 있으면 영주권 신청을 할 수 있으므로, 위 기간은 영주권을 따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Implied status in Canada, also known as maintained status, allows people to stay in the country while their application is being processed. It applies to work permits, study permits, and visitor status.
한국(외국)의 건축 설계 회사 경력은 길면 길수록 좋으며, 캐나다 로컬 건축회사에서 일하는 것은 별게 없다. 단지 지금 한국에서 하는 실무를 '캐나다'라는 나라에서 그 지역 '로컬 건축 법규'를 따르며 '영어'로 일하는 것뿐이다.
따라서 건축 워홀러에게 시급한 것은 본인 실무의 로컬화, ‘영어 패치'이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은 현재까지 일했던 경력을 카테고리화하는 것과 실무를 리스트화하기이다. 그런 다음 이들을 영어와 북미 로컬 실무 용어로만 바꿔준다. 이때 새롭게 배우는 영어 단어들이 있다면, 반드시 기억한다. 이 과정은 취업용 포트폴리오 준비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캐나다 도착 후 로컬 회사에서 있을 인터뷰의 '자기소개'와 '질의응답' 시간에 자연스럽게 활용된다.
혹시 영어가 부족하다 할지라도, 한국(외국)의 오랜 실무 경력은 개인 언어장벽(Language Barrier)을 낮추는데 큰 도움이 된다. 밴쿠버에서 내가 만난 이민자 동료들은 그들의 영어가 완벽하지 않지만, 일은 완벽하게 해치운다. 물론, 이들은 회사에서도 인정을 받으며, 영어가 조금 부족할지라도 자신감이 넘친다.
앞서 말한 필수조건에서 '최소 3년 경력'을 제시한 이유는 이 기간이 보통 취준생-신입(Entry Level/Junior) 티를 갓 벗어날 시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인의 학습 곡선이나 역량은 상대적이기 때문에, 본인이 타고난 일잘러(일 잘하는 사람)라면 또는 야무진 일머리, 현재 업무로부터 큰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면, 한국 경력이 1-2년 일지라도 캐나다 로컬 회사에서 일하는 것은 충분히 도전해 볼 만하다.
세 번째로 제시한 필수조건은 '원어민과 기본적인 대화'를 할 수준이어야 한다.
한국(외국)에서 긴 경력이 있든, 타고난 일머리 또는 천재적인 재능이 있든, 결국 로컬 회사 입문은 최종 관문으로 영어 면접을 통과해야 한다. 영어 리스닝 실력이 부족하여, 면접자의 질문을 알아듣지 못한다거나, 영어 스피킹 능력이 부족하여, 내가 하고 싶은 답변을 바로바로 전달하지 못한다면 앞서 나열한 재능은 무용지물이다.
하지만 내가 제시한 '기본적인 대화'는 매우 주관적이다. 엄밀히 말해, 요구되는 영어 실력은 '인터뷰를 마칠 수 있는 수준'으로 이것은 사실 무척 쉽다. 상상력을 발휘하여, 캐나다 워홀러가 인터뷰가 있는 날 쓰게 될 영어는 아래와 같다.
1. 회사 입장 후 리셉셔니스트와 인사, 본인을 소개 후 인터뷰가 있음을 알림
2. 리셉셔니스트의 안내를 받으며, 약간의 대화 (보통 회사 측에서 커피나 물을 주느냐고 물음)
3. 면접자들이 입장하면서 인사와 소소한 대화
4. 인터뷰 시작 전 간단한 대화
5. 인터뷰 (자기소개, 질의응답, 포트폴리오 소개)
6. 인터뷰 종료와 약간의 대화
7. (오피스 투어가 있다면) 사무실을 같이 둘러보며 대화
위 3에서 6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짧으면 20분, 길면 1시간이 넘어간다. 이때의 영어를 대부분 받아칠 수 있다면, 일단은 대성공이다. 단, 회사 측 채용 여부는 언어 외적의 요소이므로, 인터뷰 후 잡오퍼가 들어오지 않았다고 해서 너무 실망하지 않도록 한다.
다음 편은 캐나다 워홀러가 로컬 건축회사에 취업하는 방법은?(2)로 어떤 직무에 지원할 것인지와 영어패치하는 팁을 다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