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결혼이 족쇄가 되지 않으려면

연인에게 깻잎과 새우를 허락해라

by 찡따맨


가끔 연애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면 상대의 자유를 제한하는, 상대의 삶에 족쇄를 채우는 것처럼 느껴지게 됩니다. '깻잎 논쟁'을 시작으로, '이성에게 새우를 까주면 안 된다.' 등등의 이야기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상대의 옷차림 제한, 이성친구 만남 제한 등의 규제가 따라오는 커플도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놓고 보면 연애는 족쇄라면 결혼은 감옥에 갇히는 것처럼 다가옵니다. 그런데 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 참고로 저는 결혼을 안 했으니 이해 바랍니다.)



시작은 자유였으니 과정도 자유여야 한다.


연애와 결혼의 시작을 다시 한번 들여다봐야 합니다. 대부분 관계의 시작은 '서로 다른 두 개인이 자발적으로 만나고, 각자 자신의 삶을 책임진다.'입니다. 마치 직업을 자유롭게 선택하고 때로는 창업하여 자신의 재능을 원 없이 펼치는 것처럼 말입니다. 연애와 결혼도 다르지 않습니다. 과거처럼 집안에서 배우자를 내정하는 게 아닌, 이제는 한 개인이 갖고 있는 다양한 대안 중에서 하나를 취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연애의 시작은 어느 한쪽이 다른 쪽의 삶 전체를 통제하거나 모든 결정을 독단적으로 내리는 게 아닙니다.


모든 시작이 자유였으니, 모든 관계는 각자의 개성과 가치를 지키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예를 들어 "너는 왜 옷을 그렇게 입어?"라는 말을 통해 상대를 제한하는 게 아니라, 서로의 꿈과 원하는 것에 대해 깊은 대화를 나눌 줄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두 사람은 더욱 다양하고 자유로운 선택을 할 수 있게 됩니다. 물론 이 대화의 과정에서 서로 다른 의견을 펼치며 갈등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이 갈등이야 말로 새로움의 씨앗이 됩니다. 서로가 더 나은 방식을 고민하고, 더 나은 관계를 구축하기 위하여 노력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개인의 고유함을 존중하면서도 함께 발전할 수 있는 구조가 형성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의 연애를 들여다보면, 연인 또는 배우자의 삶의 방식, 취향, 대인관계까지 모두 간섭하고 통제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마치 정부가 모든 것을 통제하려는 계획경제처럼 말입니다. 물론 결과가 좋으면 모두가 수긍할 수 있겠으나, 이는 필연적으로 억압에 닿을 수밖에 없습니다. "사랑한다."라는 명분 하에 모든 결정을 대신 내리는 순간, 자유로운 교류를 통해 피어나는 '나다움'이란 에너지는 어느새 고갈될 것입니다. 그에 반하여 서로 다른 길을 모색할 권리를 허용하고, 개인의 선택을 존중해 주는 관계야 말로 가장 건강한 결혼 생활과 행복한 연애에 가까워질 것입니다. 다시 말해, 누구에게나 대안을 찾을 수 있는 가능성을 주어야 자율적인 분위기 속에서 서로가 성장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제가 말하는 자유로운 관계가 실제로 구현하려면, 함께하는 삶과 개인의 삶이 충돌하지 않는, 상호보완적이어야 합니다. 이는 다른 글*에서 설명한 헌법의 해석 방법과 같습니다. 예를 들어, 두 사람이 직업적 목표나 취미, 혹은 가족계획에 있어서 다소 다른 생각을 가질 수 있습니다. 전통 그리고 집단주의적 사고방식에 의하면, '결혼했으니 둘 중 하나가 양보해야지.'라는 방식으로 어느 한쪽의 희생을 강요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것에는 여러 대안이 동시에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그럴 때 더 나은 해결책을 살펴볼 시간 정도는 가져야 합니다. 다시 말해, 각자가 원하는 방식을 시도해 보고, 시도하는 과정에서 뜻밖의 조화, 협력할 여지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맞지 않는 부분이 생긴다면 그때서야 관계를 위한 새로운 길을 마련하거나 보완책을 찾는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습니다.

(* https://brunch.co.kr/@zzinttaking/2)



자유로운 선택이 보장될 때, 관계는 깊어진다.


'나는 독립된 주체이며, 상대방 또한 개별적 주체이다.'라는 생각을 하는 순간 연애와 결혼 관계는 족쇄, 감옥이 아닌 새로운 자유로 이어질 것입니다. 연애시장을 자유시장으로 비유하는 이유도 이와 비슷합니다. 자유시장에서는 소비자도 생산자도 각각 자신의 이해관계를 바탕으로 선택하고, 그 과정에서 의외의 발전이 일어나게 됩니다. 연애와 결혼도 다르지 않습니다. 각자의 개성과 생활 태도 그리고 성장 목표를 유지하되, 그 차이를 일방적으로 억누르는 게 아닐 , 상호 교류를 통하여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야 합니다. 그래야 관계가 깨지지 않습니다. 핵심은 "내가 너를 바꿔야 해."가 아니라, "네가 너를 지키면서도 함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자"라는 태도입니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는 말합니다., 몸과 마음을 바르게 가꾼 사람이 가정을 다스릴 수 있고, 가정을 다스리는 사람이 천하를 다스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개인 스스로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꾸리고, 마음을 다스릴 수 있을 때, 상대방에게 더 건강하고 성숙한 태도로 다가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자기 스스로가 불안정하거나 욕망을 통제하지 못한다면, 사랑하는 사람에게도 동일하게 억압과 폭력을 가할 수 있습니다. 내가 나로서 자유롭고, 그 자유 안에서 성숙했을 때에야, 사랑하는 사람과 건강한 관계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이러한 풍경이 그려진다면, 우리나라를 건강하게 다스릴 수 있는 정치인이 등장할지도 모릅니다.


물론 저는 결혼을 하지 않았고, 연애 경험도 많지 않습니다. 그러니 여전히 많은 논쟁거리가 있을 것입니다. 강력한 억압과 규제가 없다고 해서 모든 커플이 행복해질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더 나아가 어떤 사람들은 각자의 자율성을 존중해 주는 것 자체가 연인에게 소외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책임감이 없는 '각자도생'이란 관계로 전락할 위험도 있습니다. 따라서 진정 성숙한 연애와 결혼 생활을 위해서는 개인의 자유를 존중하는 것을 시작으로 상대를 배려하고 보살피려는 노력도 간과할 수 없습니다.

연애, 결혼이라고 하여 곧바로 상대의 모든 것을 소유하거나 통제할 수 있는 권리가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마치 대통령이 되었다고 하여 계엄령을 선포해도 되는 게 아닌 것처럼 말입니다. 두 사람은 더 아름다운 사람이 되기 위한 경쟁자이기도 하지만, 협력자라는 인식을 가져야 합니다. 그래야 서로를 보며 배우고 더 나은 사람이 될 기회를 발견하고, 함께하는 삶이 더욱 풍요로워지게 됩니다.




[대나무 숲]

그런데 제가 이런 말을 엄마한테 하면, 결혼에 대한 환상 좀 깨라고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왜 저한테 결혼하라고 닥달하시나요?

어이없네 ㅠㅜㅜㅜㅠㅠ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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