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받고 싶은 마음이 관계가 아니라 불안에서 나올 때

by 김나현

사랑받고 싶은 마음. 이상하다. 익숙해지면, 누군가의 시선이 사라졌을 때 허전함이 남는다. 가까워지고 싶다. 그런데 가까워질수록 마음 한켠이 긴장하고, 한 발 뒤로 물러나고 싶어진다.


관계는 의문 투성이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내가 좋은 사람이라서 좋아해주는 걸까, 아니면 그 좋아해주는 순간이 좋았던 걸까. 경계는 흐릿하고, 정확히 알 수는 없다. 그래도 사람은 누군가의 인정 속에서 조금씩 자란다. 나도 그렇다. 잘한다는 말에 조금씩 방향이 생기고, 아무 말이 없으면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른다.


혼자 있는 법은 아직 익숙하지 않다. 불안하고 초조하다. 확인이 필요하고, 그 확인이 없으면 몸이 조인다. 그래서 또 시선을 찾는다. 작은 마약 같다. 확인, 칭찬, 반응 속에서 잠시 살아있음을 느낀다. 지나가면 또 허공만 남는다.


단점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 보는 시선이 달라질 뿐이다. 잘한다잘한다 하다 보면 어느새 단점이 귀엽게 보일 때가 있다. 누군가는 그걸 허용이라 부르고, 누군가는 사랑이라 부른다. 중요한 건 그 사이 어딘가의 온도.

결국 필요한 건 사랑받는 내가 아니라, 사랑하는 나였다. 오늘의 나를 탓하지 않고, 잠시 다독여주는 일.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인정받지 않아도 괜찮다고 스스로 속삭인다.


조금씩 배워간다. 타인의 시선이 나를 규정하지 못하도록. 사랑받는 나를 찾지 않아도, 사랑하는 나를 놓치지 않도록. 혼자 있어도 괜찮다는 말이 조금씩 선명해진다. 불완전함 속에서도 내가 나를 지킬 수 있다는 걸 잊지 않으려 노력한다.


관계도 그러하다. 마음이 맞는 사람, 말이 통하는 사람을 만나면 세상이 잠시 조용해진다. 그 평온이 믿을 만한 걸까, 아니면 착각일까. 아직은 알 수 없다. 사랑받고 싶은 마음은 약점이다. 아니 어쩌면 단지 내가 나를 잊고 있었다는 흔적일 뿐이겠다. 그 흔적을 바라보며 되뇌인다. 내 마음을 붙잡는 법, 나에게 중심을 두는 법을.


천천히 걸음을 옮긴다. 누구의 눈도 의식하지 않고, 오롯이 나와 함께 걷는다. 혼자 있어도 괜찮다. 그 괜찮음이 조금씩 진짜가 되는 중이다. 사랑받는 나를 찾지 않고, 사랑하는 나를 붙잡으며, 오늘도 내 하루를 살아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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