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아들에게
아들아
지난번에 네가 '생각하는 직장생활' 이야기를 듣고 나는 너와 진지한 대화를 한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사회생활을 막 시작하는 너에게 나의 이야기는 듣기 싫은 충고나 잔소리 일 수도 있겠지만 어떻게든 나의 생각과 경험을 너에게 전해야겠다는 의무감을 느꼈다.
알다시피 나는 원래 너희들이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 특별히 간섭하지 않고 그대로 지켜보는 방치형 스타일이라, 성인이 된 지도 한참 지난 너에게 특별한 충고를 하거나 자문을 한다는 것이 좀 애매하고 서로에게 낯설 것 같더구나. 그렇다고 별도의 시간을 만들어 심각하게 코치하는 방식도 좀 부담스러워 이렇게 너에게 천천히 글을 써 도전, 성공, 실패, 경험 등을 전달해 보려고 한다. 이런 방식이 적합할지 약간 걱정도 되지만, 할 말이 많은 나에게 꽤 괜찮은 방법이고, 적당한 기회라는 생각을 했다.
'아빠의 유산'이라는 글 쓰는 모임에 참여하기로 했다.
아빠가 자식에게 전해주고 싶은 지혜나 이야기들을 글로 정리하려는 모임이다.
아마 대부분 그들이 경험하고 공부한 인문학적 소양을 바탕으로 그들의 삶의 지혜나 태도, 철학을 전하는 분들이 많을 텐데, 나는 스스로를 판단해 보건대 나이테는 꽤 많이 만들었지만 스스로 공부도 부족하고 너에게 성찰을 선물하기에는 좀 무리가 있는 것 같아 30여 년 사회생활을 하면서 일했던 노하우를 전하여 우리 아들이 원하는 직장인 혹은 CEO의 삶을 사는데 보탬이 되려고 한다.
내 경험들 중 어떤 것은 몇십 년 숙성이 되어 고린내가 나는 것도 있겠지만, 네가 당장 써먹을 수도 있는 의외로 상큼한 이야기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일명 네가 되고 싶은 원하는 ‘성공한 사업가’ 혹은 ‘행복한 가정 속의 여유 있는 경제를 운용하는 가장’의 모습을 갖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면서 이 작업을 시작하려고 한다.
이 글이 너에게 많은 보탬이 되고, 훗날 네가 네 아이들에게 '내가 받은 아빠의 가장 큰 유산이 이 글이야'라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정성을 쏟아보려고 한다.
직장 생활을 하거나 사업을 하거나 어쨌든 사회생활에서 성공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내 경험을 기준으로 정리해 보니 실력, 안목, 인맥 이렇게 세 가지를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어떤 것을 성취하거나 목적을 달성하거나 사업을 성공하려면 운도 좋아야 하고, 트렌드도 맞아야 하고 여러 가지 다양한 요소들이 필요하다. 어쨌든 아빠는 이 세 가지로 주제를 축약해서, 내가 이 세 가지를 갖추기 위해서 노력한 방법, 경험한 이야기들을 정리해 보려고 한다.
네가 하고 싶다는 살고 싶다는 사회생활의 시작 방식은 나에게 약간의 당혹감을 주었다.
당연히 고민 없이 한 이야기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너무 쉽게 편하게 이 사회생활, 사업을 생각하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 되었다. 네 생각을 간단하게 정리하면 ‘정시 퇴근할 수 있는 회사를 입사해서 월급을 받으며 가정 경제를 안정시키고, 저녁에는 퇴근 후 개인회사를 창업하여 사업을 시작하겠다’
이런 삶의 방식은 MZ 스럽고 언뜻 가능해 보이기도 하고, 괘 매력적인 것 같아 보이기도 한다.
네가 직장 생활을 하면서 부업으로 하는 사업의 성공 가능성은 로또 당첨을 기대하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복권을 사면서 사람들이 농담 삼아 당첨되느냐 안 되느냐 두 가지로만 보면 당첨 확률이 50%라서 일단 구매를 하면 무언가 될 듯 느껴지지만, 실제 로또 당첨 확률은 1/8,145,060 즉 0.0000123%이다. 터무니없이 낮은 확률이고 가능성이 낮은 것이다.
일주일에 몇천 원을 투자해서 로또를 구매하여 당첨을 기대하는 것과 성공을 위해 행복을 위해 네 인생을 설계하는 방식은 좀 달라야 하지 않을까?
사업가가 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몇몇 천재들처럼 차고나 창고에서 현재 트렌드에 잘 맞는, 미래에 꼭 필요한 신제품을 개발하거나, 아무도 개발하지 못한 특별한 제품을 만들거나 찾아내어 성공의 길을 가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네가 에디슨이나 빌 게이츠 같은 발명왕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지만, 이들도 치열하게 고민하고 관련 학문을 공부하고 연구하여 만들어 낸 것이지 하늘에서 뚝 떨어진 성과는 아니다.
내가 생각하기에 사업가가 되는 가장 상식적이고 전통적인 방식은
우선 네가 하고 싶은 일, 관심 있는 아이템을 선정하고,
이와 관련된 회사에 입사하여 업무를 수행하면서 아이템을 공부하고,
이 아이템과 연관된 지식 즉 원부자재, 생산, 소싱, 영업, 유통업무들에 통달해야 하고,
그 시장을 읽고 분석하며, 제반 체인에 있는 사람들과의 네트워킹을 쌓아가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최소한 이 과정을 거쳐야 해당 시장에서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기본을 갖춘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