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곧게

나이 들어가는 중입니다.

by 이상한 나라의 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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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모습이 말해주는 것


지하철에서 마주친 어떤 사람은 허리가 반쯤 굽은 채, 짧은 보폭으로 천천히 걷고 있었다. 옆에 선 사람은 허리를 곧게 펴고 큰 걸음으로 성큼성큼 걸어 나간다. 우리는 두 사람 중 누가 더 나이가 많을 것이라고 생각할까?


그런데 만약 두 사람의 나이가 같다면?


어깨가 안 펴지고, 허리가 늘 뻐근하며, 계단이 부담스럽다. 걷는 자세가 흐트러진다.

이는 단순한 근력 저하의 문제가 아니라, 몸 전체의 협응력과 회복력이 무너지고 있다는 신호다.


자세가 먼저 무너진다.


현대인은 하루 대부분을 앉아서 보낸다. 책상 앞에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고개를 숙이고 어깨를 말고 허리를 굽힌 채로 처음에는 근육이 버텨주지만, 점점 그 버팀목이 약해지면 통증이 찾아온다.


고개가 앞으로 빠지면, 목 근육이 앞으로 쏟아지는 머리를 잡기 위해 엄청난 부담을 받게 된다. 고개를 바로 세우면 머리가 목에 가하는 무게는 4.5~5.5kg이다. 복잡한 지하철 안에서 휴대폰을 보는 고개의 각도를 대략 60도로 고려하면 머리는 약 27.2kg의 무게를 목 근육에 가하게 된다.


우리 조상들이 사냥을 하려고 집중하는 순간 눈은 커지고 목이 앞으로 나오며, 심박수가 올라가기 시작했다. 이는 자연적인 신체 반응으로 단기간 특별한 순간을 위한 특별한 신체적 대응으로 거북목과 같은 신체적 부담은 없었다.


그런데 현대인들은 책상에 앉아 오래 집중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고개가 자연스럽게 앞으로 밀려 나온 것도 모른 채 시간 단위로 작업을 하게 된다. 거북목은 현대인이 컴퓨터 화면을 오래 쳐다보거나, 책을 오래 보게 되면 목이 앞으로 빠지면서 C 형 경추가 일자형으로 바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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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앞으로 밀려 나온다는 얘기는 무게 중심의 변화를 의미한다 떨어지는 머리가 무게 중심을 앞으로 쏠리면서 균형을 잡기 위해 등이 뒤로 휜다. 등이 휘니 몸의 중앙인 허리나 골판 쪽이 앞으로 나가서 중심을 잡으려고 한다.


무릎은 자연스러운 각도를 유지하여 체중을 떠 받들고 있는데 골판이 앞으로 나가면서 무릎 쪽은 곧게 펴지게 된다. 그래서 조그마한 충격에도 무릎이 아프기 시작한다.


발목은 유연한 회전력을 이용해서 걸을 때 발가락 끝까지 힘이 전달되도록 해야 하는데 무릎이 펴지면서 무게 중심을 앞으로 쏠리지 않게 하려다 보니 회전력을 충분히 주지 못한다. 그러다 보니 발가락 관절까지 구부려서 걷지 못하고 발바닥만 대고 어기적 거리기 시작한다.


앞의 내용은 하나의 거북목을 중심으로 한 하나의 예시이다. 거북목은 온몸의 불균형을 유발하고, 그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몸의 모든 근육과 관절이 반응을 한다. 위에 말한 자세를 어디서 많이 보지 않았나?


그렇다. 허리가 휜 어르신들의 이 모습과 유사하다. 같은 나이에 거북목이 있고 없고는 걸음걸이부터 차이가 발생한다.


여기서 전달하는 나쁜 뉴스는 우리는 대부분 거북목의 위험에 심하게 노출되어 있거나 이미 거북목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15분 정도 업무를 보거나, 책을 보면, 목과 어깨가 뭉쳐 오면서 피곤함을 느낀다. 집중이 힘들어진다. 하지만 좋은 뉴스도 있다. 자세는 습관이고, 습관은 바꿀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럼 어떤 방식으로 자세를 바꿀 수 있을까?


움직임은 하나의 사슬이다


골격은 스스로 자세를 잡지 못한다. 골격을 움직이는 근육이 골격을 제대로 잡고 있어야 자세가 바로 선다. 올바른 자세는 충분한 근육이 제대로 작동한 결과이다.


곧은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흔히 말하는 코어 근육이 필요하다. 코어는 하체의 엉덩이 근육과 상체의 활배근의 보조를 받는다. 코어는 몸의 중심 축이지만, 중심을 잡기 위해서는 주변의 지지대가 필요하다.


특히 엉덩이 근육은 골반을 안정화시켜 코어가 균형을 유지하도록 도와주고, 그 엉덩이를 움직이는 힘은 허벅지 대퇴근에서 나온다. 결국 몸의 중심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하체 전체와의 협응이 필요하다.


하루 3분, 작지만 강력한 루틴


한때 해동검도와 활법을 열심히 배웠다. 미국 이민과 내추럴 닥터로 변신을 꿈꾸던 시절이었다. 당시 스승님께서 이런 말씀을 해 주셨었는데 이제야 그 뜻을 깨닫고 있다.


“서두르지 마라, 그렇다고 멈추지도 마라, 계속하는 것이 힘이다.”


우리가 필요한 것은 한방이 아니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일을 꾸준히 하는 것이다. 특히 건강에 관련된 운동은 더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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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했을 때 그때는 토요일도 근무하는 중 6일제 근무였다. 대기업의 근무 강도는 높았다. 아침 9시에 시작된 업무는 저녁 6시 퇴근 시간을 지난 저녁을 먹고 다시 밤 10시까지 강행군을 할 때가 잦았다.


특히 화학공장 건설업이라 수주를 위한 제안서 제출등은 정해진 시간 내 방대한 자료를 종합해야 했기에 밤을 새우는 경우도 많았다. 전다 타자기와 도스 컴퓨터를 사용할 때이니 거의 아날로그 시대로 지금 생각하면 효율이 무척이 나 안 좋았다.


가끔 조금 일찍 업무를 마치면 퇴근하는 게 어색해서 자연스럽게 술자리가 이어졌고 결국 다음날 집에 조간신문보다 조금 일찍 들어갔다가 옷만 갈아입고 다시 출근하는 생활의 반복이었다. 대기업 입사 5년 만에 건강검진에서 지방간 판정을 받았다.


이후 약 10년간 다국적 기업에서 영업으로 다양한 경험을 했다. 업무적인 스트레스는 비교적 적었다. 저녁 술자리는 조절할 수 있는 만큼 기회가 있었다. 10년 후 건강검진에서 지방간 완치 판결을 받았다.


이리저리 사회 경제적인 문제로 세상이 시끄러울 때 다시 처음 근무했던 대기업에 재 입사하는 기회가 생겼다. 2년 근무 후 다시 지방간 판정을 받았고 이번엔 당뇨 전단계 판정을 받았다.


그리고 몇 년 후 해외 파견 생활 중 오른쪽 다리가 아파서 걸을 수가 없어 방문한 병원에서 디스크 판정을 받았고, 휴가 중 디스크 치료를 받기 위해 방문한 병원에서 당뇨병 판정을 덤으로 받았다.


식사 조절, 운동, 바른 자세등은 바쁘다는 핑계와, 스트레스, 몸이 원하는 음식이라는 핑계, 그리고 시간 없다는 핑계등으로 내 몸이 보내는 신호를 철저히 무시하고 근거 없는 자신감(무식함?)으로 무장했던 결과는 허리디스크, 목디스크, 비만,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그리고 탈모 등등이다.




식사 순서를 바꾸었다.

과일 먼저, 그다음 단백질과 채소를 먹고, 밥은 가장 나중에 먹는다. 식사를 하면서 어떻게든 대화를 많이 하려고 한다. 그러면 천천히 먹게 된다. 과식을 안 하고 혈당 스파이크를 없애려는 노력이다.


생활 패턴을 바꾸었다.

운동할 시간을 따로 마련할 수 없는 상황이라, 지하철 1 정거장 정도는 공유 자전거로 허벅지에 자극을 주고, 에스컬레이터 대신 일부러 계단을 이용한다. 대중교통을 기다리면서 뒤꿈치 들기로 종아리를 단련하고, 틈나면 회의실에서 팔 굽혀 펴기 10개를 천천히 한다. 집에서는 철봉에 1분 정도 매달리면서 척추를 이완하고 악력을 기르며 자세를 바로 세우려고 노력 중이다.


결과는 이렇다.

식사 때가 조금만 지나도 식은땀이 나고 머리가 아프고 짜증 나는 저혈당 증상, 그리고 식사 후에는 몰려오는 이길 수 없는 식곤증이 완화되면서 활력이 생겼다. 고관절의 불편함이 없어지면서 걸음걸이가 개선되었다. 걸음걸이가 개선되니 불편한 움직임이 줄었고, 불편함이 줄어드니 활동 시간이 늘어났다.


주변에서 체력이 좋아졌다거나, 활기차 보인다거나, 뱃살을 어떻게 뺐냐고 물어보거나, 피부가 밝아졌다는 평을 듣게 되었다. 이제 제 나이 대로 보는 사람들이 생겼다.


과거 첫 직장에서 배 나오고 다리 짧은 탈모인의 모습을 한 신입사원을 처음 보았던 사람들이 실제 나이보다 10살은 많게 보았다. 과장대우 신입사원이라는 별칭도 생겼었다. 믿거나 말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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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 기구 필요 없는 자중 운동 - 3분 루틴


시간이 없는 것이 운동을 못하는 제일 큰 변명이다. 운동하러 짐에 가서 땀 흘리고 샤워하고 옷 갈아입고 다시 집으로 돌아오려면 최소한 90분은 필요할 것이다.


나 스스로 그럴 만한 시간 여유가 없었다. 그래서 그냥 입고 있는 옷 그대로, 아무대서나 할 수 있는 운동을 3분간 심박수 150까지 올리는 운동을 하루 3번 하고 있다. 남들 화장실 다녀오는 것보다 더 빠르게 운동을 할 수 있다. 사무실을 나갈 때와 들어올 때 숨소리만 달라진다.


3분 루틴은 이렇다.

오전 09:30, 오후 12:30, 오후 15:30 약 세 시간 간격으로

스쾃 20개 2세트, 팔 굽혀 펴기 15개 2세트

심박수가 150 전후까지 올라간다!!


처음엔 1분간 최대 개수를 확인해 보고, 그 반만 목표 개수로 정한다. 기억하라 계속하는 것이 핵심이다.

루틴의 결과로 우선 활력이 생겼다. 엉덩이와 허벅지 힘은 에스컬레이터보다는 계단을 쉬지 않고 오를 수 있는 힘이 생겼고 악력이 좋아졌다. 밤에 잠을 잘잔다. 만성적인 피곤함이 사라졌다.


3분 만에 근육을 단련하는 것이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이 루틴은 단지 우리에게 꼭 필요한 근육운동을 시작하기 위한 첫걸음을 내딛기 위한 상징적인 표어이다. 허벅지와 팔뚝, 그리고 어깨와 복근에 힘이 들어가는 하루를 느껴보자. 근(?)거 없는 자신감이 생긴다.


운동은 자세가 생명이다.


올바른 자세를 익히는 것이 첫 번째다. 자세를 생각하면서 내려가고 올라가면서 어떤 근육이 움직이는지 음미하면서, 불편한 곳은 없는지 내 몸의 반응을 확인한다. 천천히 한다. 특히 허리 디스크가 있는 사람은 스코트를 할 때 올바른 동작에 주의해야 한다. 올바르지 않은 스쿼트는 자칫 허리에 무리를 주는 양날의 칼이다.


자세를 익혔으면 이제는 시간 내 할 수 있는 최대 개수를 확인한다 그리고 운동은 최대 개수의 반을 3분 이내 끝내는 목표를 세운다. 이때 스마트 워치를 통해서 심박수를 자동으로 기록한다.


이후로는 시간 내 자중 운동이 힘들지 않고 쉽다고 느껴지기 시작하면 3분 내 실시하는 목표 숫자나 세트 수를 늘린다. 그리고 모든 것이 익숙해지면 3분의 운동시간은 자연스럽게 조금씩 늘어간다.


신전 동작


허리를 곧게 펴고, 팔은 90도 각도로 세워서 팔꿈치를 뒤로 보낸다. 이때 고개를 천천히 뒤로 젖히면서 깊게 숨을 내쉰다. [주 1] 등과 허리와 목이 제자리를 찾아가면서 시원함이 몰려온다.


이 동작은 평소 몸이 움직이는 반대방향으로 몸을 스트레칭시키는 방식이면서 틀어진 자세를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무슨 일을 집중적으로 했거나, 같은 자세를 15분 이상 유지했다면 신전동작을 통해서 척추를 바로 잡는다.


자세는 정직하다


걷는 자세는 말보다 많은 것을 말해준다. 근력을 키워야 자세를 바로 잡을 수 있다. 지금 허리를 펴고, 고개를 들고, 팔을 뒤로 보내며, 깊게 숨을 쉬는 신전동작을 통해서 한 방향으로 과도하게 사용한 목과 허리의 자세를 바로 잡아보자. 그 짧은 10초가, 그리고 매일 3분의 루틴이, 10년 후의 당신을 바꿀지도 모른다.


“지금의 내가, 미래의 나를 구할 수 있을까?”


당연하다.
오늘, 딱 3분만이라도 근육을 보강해서 자세를 바로 세우려고 노력했다면......

Pixabay로부터 입수된 Mohamed Hassan님의 이미지입니다.

[주 1] 참고 문헌 『백 년 허리』, 정선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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