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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꿈꾸는 엔딩은 어떤것인가요?

"나"를 찾아가는 글쓰기

by 글앤리치

최근에 지인의 부친상에 조문을 다녀왔습니다.


친구들도 그렇고 선, 후배들도 그렇고 나이가 있다 보니 요즘은 슬픈 일이 더 많습니다.


약속을 잡기가 어려워서 '다음에 꼭 보자' 하고 열심히 살다 보면 경조사로 만나게 됩니다.


어떻게 지냈는지


어떻게 돌아가시게 되었는지


공감과 위로를 하다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가 있습니다.


그 시간 동안 다녀가시는 조문객들을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어떤 분은 너무도 슬프게 울다가 가시고


어떤 분은 옛날에 함께 있었던 추억을 즐겁게 이야기하시다 가십니다.


각자의 방식으로 고인을 추억하는 것이니 어떤 형태든 소중합니다.


코흘리개 꼬마가 상주가 되고


코흘리개를 꼭 닮은 자녀가 옆에 있고


그 자녀에게는 사진 속 할아버지 얼굴이 겹쳐 보입니다.


이렇게 역사는 흐르고 세대는 바뀌고 있습니다.


입구에 놓인 화환들이 고인의 지난날을 설명해 주는 것 같습니다.


OO 향우회, OO 산악회, OO 대표 이사 등등


고인이 속했던 회사나 단체 또는 관계가 있는 곳으로부터 보내온 화환입니다.


은퇴한 지가 오래되신 분들은 회사보다는 취미활동을 하시는 곳에서 보내옵니다.


가끔 저의 장례식을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다.


1. 제 플레이 리스트 음악을 틀고요.


2. 다들 신나게 웃고 떠들어 줬으면 좋겠습니다.


3.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사진이나 동영상 콘테스트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4. 제가 쓴 SNS 들을 볼 수 있게 컴퓨터로 띄워주면 좋겠습니다.


5. 지인들이 제가 쓴 책을 돌아가며 낭독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상상일 뿐입니다.


아직 지인들이 읽어줄 책도 없고요.


건강하기 위해서 달리기도 하고 있습니다.


생각보다는 즐거운 엔딩을 하고 싶은 마음으로 상상해 보았습니다.


이제 현재를 더욱 알차게 살아야 하는 이유가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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