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소도시 여행 - 가르미슈파르텐키르헨
1936년 동계올림픽 개최지 가르미슈파르텐키르헨(Garmisch-Partenkirchen). 원래 가르미슈와 파르텐키르헨이라는 두 개의 작은 마을을 당시 집권세력인 나치가 올림픽 개최를 위해 하나로 병합해버렸다. 독일 남부 알프스에 위치한 이곳은 과연 동계올림픽이 열리기에 충분한 천혜의 대자연을 갖춘 곳.
여기서 우리는 산악열차를 타고 추크슈피체까지 오른다. 독일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 간다. 그 매력을 담은 세 가지 장면을 소개한다.
Scene 1. 추크슈피체
독일 알프스 최고봉 추크슈피체(Zugspitze). 해발 2,962m의 까마득히 높은 봉우리다. 신문물이 없던 시절에도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담보로 등정하던 그곳을 지금은 산악열차와 케이블카로 편하게 오를 수 있다. 케이블카의 최종 목적지에서 바로 지척에 보이는 황금십자가가 독일 최고봉의 표식. 장비를 갖춰 온 이들은 누구나 직접 최고봉을 밟을 수 있다(물론 날씨가 도와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더라도, 케이블카에서 내린 파노라마 라운지에서 추크슈피체를 포함하여 360도 탁 트인 절경을 감상하고 있노라면 답답한 속이 뻥 뚫릴 것이다.
Scene 2. 빙하고원
산악열차의 종착역. 추크슈피체까지 오르는 케이블카를 타는 마지막 정거장인 이곳은, 알프스 빙하가 만든 다소 평평한 지형을 가져 빙하고원(Zugspitzplatt)라 부른다. 알프스 만년설을 미끄려 내려오는 스키장도 여기서부터 시작한다. 빙하고원은 상대적으로 인간의 손길이 닿기 용이한 곳으로, 독일에서 가장 높은 고도에 위치한 자그마한 예배당까지도 들어갈 수 있다.
Scene 3. 아이브 호수
산에서 내려오면 알프스가 만든 시리도록 맑은 호수가 반겨준다. 에메랄드 빛깔의 청량한 아이브 호수(Eibsee)는 바라만 보아도 힐링이 되는 경승지이며, 보트를 타며 더 깊숙히 즐길 수 있고, 마음만 먹으면 안전은 스스로 지킨다는 전제 하에 호수에 뛰어들어 물놀이를 즐길 수도 있다. 고운 모래는 아니어도 호숫가에 약간의 자갈밭도 있어서 돗자리를 펴고 일광욕을 즐겨도 좋다. 그런 휴양을 즐기는 한가로운 공기를 느끼는 게 가장 좋다.
알프스가 만드는 풍경은 구차한 미사여구가 필요없다. 누구나 빠져들 수밖에 없는 '어나더 클래스'니까. 산 위에 올라 절경을 감상하고, 산 아래 내려와 호수에서 힐링하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이곳.
물론 약간의 비용 지출은 필요하지만, 알프스의 한복판에서 지출하는 비용 치고는 이웃나라보다 꽤 경제적이다. 그래서 혹자는 추크슈피체를 '가성비 알프스'라고도 부른다. 가르미슈파르텐키르헨에서 여정을 시작한다.
<독일 소도시 여행>
2007년부터 독일을 여행하며 그동안 다녀본 100개 이상의 도시 중 소도시가 대부분입니다. 독일 소도시의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 독일여행에 깊게 발을 들이게 된 여행작가가 독일 소도시의 매력을 발견한 장면들을 연재합니다. 물론 그 중에는 객관적으로 소도시로 분류하기 어려운 곳도 있지만 까다롭게 따지지 않기로 합니다.
(매주 일요일 연재)
독일 소도시에 담긴 역사, 문화, 풍경, 자연 등 다양한 이야기를 읽기 편한 한 권의 책으로 엮었습니다. 35개의 독일 도시에 담긴 이야기를 담은 쉽게 읽히는 여행 에세이로 독일의 진면목을 발견하세요.
동화마을 같은 독일 소도시 여행 (유상현 지음, 꿈의지도 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