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목줄은 동물 학대이다

남미의 개들은 목줄이 없다.

by B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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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는 개판이다.

칠레 산티아고 대통령궁 앞 광장에서는 근무교대식이 열린다. 엄숙하다. 관람객도 많다.

경비병의 복창소리가 광장에 메아리칠 때, 그 목소리보다 더 우렁차게 짖어대며 개 한 마리가 광장을 가로질러 뛰어간다. 아무도 말리지 않는다.


볼리비아 라파즈 국제공항에 내리면, 대합실을 어슬렁거리는 개들이 여행자를 환영한다.

우유니 시내를 걷다 보면 누가 종아리를 툭 치고 지나간다. 개다.

쿠스코의 잔디밭. 들어가지 마시오의 사람 없는 초원은 개들의 낙원이다.

남미는 개판이다. 그리고 그 개판엔 국경이 없다.





목줄이 없다.

남미 개들은 대체적으로 크다.

우리 진돗개 정도가 대세이다. 그런데 목줄이 없다.

남미 개들은 목줄이 없다.


남미 개들에겐 산책의 개념이 없다. 일상이 산책이다.

거칠 것이 없다. 가고 싶을 때 가고 싶은 곳으로 간다. 누군가에게 놀아 달라고 할 필요가 없다

개는 심심하면 친구 개들을 불러서 같이 뛰고 짖고 논다.

산책을 혼자서 하니까 목줄이 필요가 없다.

개가 목줄이 없으면 정말 편해 보인다.






남미의 개들도 밥을 주는 주인은 있다.

식당의 야외 테이블에 앉아서 음식을 먹고 있으면 냄새를 맡고 개들이 온다

나는 강아지를 키우기 때문에 그 표정과 언어를 조금 안다.

나를 바라보는 눈초리가 먹을 것을 좀 달라는 것이다.

내가 시선을 피하고 음식을 주지 않겠다는 의사표시를 하면 개는 금방 포기하고 떠나간다


개가 배가 고프지 않다는 반증이다.

또는 어디엔가에는 늘 밥이 있어서 언제든 거기에 가면 밥을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남미의 길거리 개들은 대체적으로 주인이 있다.

그런데 사람들이 개를 집에서 기르지 않는다. 혹은 묶어놓고 기르지 않는다.

개는 슬며시 아침에 나갔다가 저녁에 돌아온다.






개는 사람을 물지 않는다.

개는 사람을 물지 않는다. 배가 고프지도 않고, 신변에 위협도 없는데 사람을 물 이유가 없다.

남미의 개들은 사람의 손에 익숙하지 않다. 그래서 만지면 안된다. 귀엽다고 쓰다듬어도 안된디.


한국 여행자가 가끔 남미의 개에게 물린다.

개와 대화를 시도하다가 그런 경우가 많다.

남미의 개들은 사람의 손에 길들여 있지 않다.

그래서 만지면 문다.






남미사람들의 유별난 개 사랑.

남미에 개가 많은 것은

남미인들이 그만큼 개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우리로 치면 테헤란로 같은 산티아고 시내 중심가 빌딩 로비에 개들을 위한 밥그릇과 물그릇이 있다.

페루 리마의 공무원은 일과시간에 시내 요소요소에 강아지 밥을 준다.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고양이와 강아지 밥을 집 앞에 채워서 내놓는다.


개를 사랑한다. 그런데 그 방식이 우리랑 다르다.

우리가 보면 개판이다. 하지만 그들이 보면 우리가 개판이다.





사랑이란 이름의 목줄.

남미 사람들에 물었다.

개 목줄을 안 하십니까?

한국에서는 개 목줄이 의무사항이라니까 놀란다. 잔인하다. 개에게 너무 한다라는 표정이다.


사랑은 사랑하는 그 자체보다 어떻게 사랑하는가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늙은 나그네는 남미에서....

내가 사랑한 모든 사람들. 가족과 친척 또는 친구..


사랑의 이름으로 목줄을 채웠던 것은 아닌지. 또 슬퍼진다.







21 Feb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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