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 없는 텅 빈 노동에 대하여
오늘 평해볼 책은 데니스 뇌르마르크, 아네르스 포그 옌센의 <가짜 노동>입니다. 개인적으로 꽤 좋아하는 책입니다. 몰랐던 사실은 요즘 여러 매체에 출연해서 유명한 김상욱 교수님이 이 책을 추천했더라고요. 제가 김상욱 교수님과 독서 취향이 맞았다니 괜스레 기분이 좋고 하네요. 그렇다면 이 책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길래 추천을 받았는지 같이 보겠습니다!
예전에 독서모임에서 했던 사진을 올리면서 보니깐 김상욱 교수의 추천을 받았다는 띠지가 같이 찍혀 있었네요ㅎㅎ 당시에 관심이 없어서 몰랐었나 봅니다.
이 책의 주된 내용은 현대의 직장인들은 아무 의미 없는 가짜노동을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는 것입니다. 이 책에서 얘기하는 가짜 노동이란 '의미가 없고 가치 있는 결실을 맺지 못하며 실제 아무 영향을 끼치지 못하고 시간만 축내는 노동'을 일컫습니다. 대표적으로 회의 시간 늘리기, 아무도 읽지 않는 보고서 작성하기, 쓸데없는 문서화 작업 등을 얘기하고 있죠.
개인적으로 정말 동의하는 부분입니다. 저도 대학원 생활을 마치고 2년 정도 취직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정말 크게 느꼈던 부분이 쓸데없는 회의였습니다. 안건은 2개 정도인데 안건에 대한 설명과 얘기는 20분, 잡담은 40분씩 하더라고요. 거기다가 회의는 어찌나 많은지 일주일에 2~3번은 기본이었습니다. 이 시간만 줄여도 제 할 일을 다 끝내고 1시간 일찍 퇴근해도 되겠더라고요.
보고서 작성과 문서화 작업은 같은 맥락입니다. 이 두 작업은 체계성과 기록성을 중시하는 작업으로 보입니다. 실제 의도도 그렇고요. 하지만 제가 겪어왔던 환경과 이 책에서 얘기하는 바는 같습니다. 아무도 제대로 보지 않는 보고서와 문서화 작업에 지나치게 디테일을 강조한다는 거죠. 이미지 크기를 강제로 맞춘다던가, 작업량이 많아 보이기 위해서 분량을 강제로 늘린다거나 하는 것들을 얘기합니다.
이 책을 쓴 저자들은 덴마크 출신들입니다. 책에서 얘기하는 많은 사례들도 북유럽에서 일어난 일들이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사회와 굉장히 닮아 있는 모습이죠. 책의 마지막에서 관리직들이 아래 직원들을 좀 더 믿고 맡긴다면 이러한 가짜노동의 시간도 줄어들 거라고 말합니다. 잡설 없는 회의, 쓸데없이 분량만 많은 보고서량의 감소, 의미 없는 문서화 작업의 삭제 등이 아래 직원들을 믿는다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얘기합니다.
지금 서평을 읽고 있는 여러분들은 어떤가요? 본인은 가짜노동을 하고 계신가요? 아니면 가짜노동을 지시하고 있는가요? 한 번쯤은 내가 직장에서 하는 노동들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이 책에서 마음에 들었던 구절을 올리면서 글을 끝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