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적인 느낌이 맞을 수도
“마이크 씨는 맨날 면 요리들만 추천하더라~.”
전 직장 동료분들이 자주 해 주셨던 말이다. 처음 들었을 때, 평소에 전혀 자각하지 못했던 터라, 잘 모르겠다고 하며 고개를 갸우뚱하였다. 그냥 떠오르는 대로, 먹고 싶은 순서대로, 적당히 추천하기 좋은 순으로 의견 제시했을 뿐이었다. 최종 선정 메뉴가 밥 요리가 되어도 크게 아쉽다고 느끼지 않았다.
어떤 날은 국밥으로 결정되었는데 다 같이 식사를 마칠 무렵 선임께서 말씀하셨다.
“마이크는 맛이 없었구나.”
밥과 국 양이 각각 3분의 1 이상 남아서 그렇게 보일 만했다. 사회생활 자아를 부르며 선임께 맛있었다고 답했으나, 누가 들어도 영혼 없는 대답이었다.
그 뒤로 몇 번의 밥 식사와 몇 번의 면 식사가 지나갔을 때, 동료분들의 N차 증언 덕에 밥보다 면에 좀 더 진심이라는 걸 알았다. 밥 먹으러 갈 때랑 면 먹으러 갈 때랑 얼굴 표정이 다르다고, 전자의 경우 표정에서 기대감이 사라지는 느낌이라고 했다. 그럴 때 눈빛은 (지난 1편에서 나온 표현을 빌리자면) 동태 눈깔이 아닐까 추측한다.
누군가를 알아가고 싶을 때, 우리는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 뭔지 많이 묻는다. 그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대답하기 애매했다. 즉각적으로, 자신 있게 “제가 좋아하는 음식은 이겁니다!”라고 말할 만한 음식이 없었다.
하지만 분명 머릿속에는 얼큰한 국물이 있는 면이 희끄무레하게 떠다니고 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렇게 떠오른 음식을 유달리 좋아한다고 생각해 오지 않았다. 한국인은 밥심이라는 말이나, 특별한 날에 고기를 먹는 관습 같은 것들에 지배를 당한 건지, 내 취향을 무시하고 지나쳤다.
아마 직장 동료분들이 얘기해 주지 않았더라면, 지금까지 면 요리를 더 좋아하는 줄 몰랐을 것이다. 맨 처음 떠오르고 자주 생각나는 게 좋아하는 거라는 걸 최근에서야 알게 되었다. 참 단순한 공식이었다. 남들 눈에는 조금만 관찰하면 보이는 것이, 나에게는 <월리를 찾아라>의 월리를 찾는 것만큼 어렵다.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주의여서 최근까지도 진로 고민을 하였다.(사실 글을 쓰는 지금까지도.) 관련 유튜브 영상들을 보면 그 고민을 해결할 방법은 자신의 발자취로부터 출발하는 것이다.
어릴 때부터 들어 온 익숙한 한 문장, 답은 나에게 있다. 그 말이 너무 모호하다고 투덜댔지만, 면 요리를 좋아한다는 사실에 조금 납득되기도 했다. 아무 이유 없이 바로 떠오르는 것들에 근거가 있을 수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