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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금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신용카드 발급을 위해 은행을 직접 방문했다. 준비물로는 "신분증, 매매 계약서, 재직증명서, 원천징수영수증"을 지참해갔다. 당장 취득세를 납부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카드 발급의 목적을 상세히 설명했다.
취득세를 납부한다고 하니 은행에서는 'NH 클래시 트래블 카드'를 추천해 주었다. 사실 나는 연회비 없는 카드로 무이자 할부만 챙길 계획이었다. 하지만 웰컴 이벤트 포인트와 실적 적립 혜택을 따져보니, 6개월 무이자 할부를 받으면서도 연회비인 12만 원 이상의 이득을 챙길 수 있었다. 순식간에 트래블 카드를 발급받았다.
문제는 카드 한도였다. 조회 결과 기본 한도는 겨우 천만 원을 조금 넘는 수준이라, 수천만 원의 취득세를 내기에는 상향 한도 신청이 필수적이었다.
다행히 상담해 주신 계장님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절차를 명확히 알고 있었고, 다음과 같이 가이드를 주었다:
- 원천징수영수증을 기반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니, 취득세 전액 커버가 가능한 만큼의 임시 한도 상향이 가능하다.
- 상향 한도를 위해서는 법무사 견적서 (혹은 영수증)이 필요하다. 하지만 셀프 등기 시에는 법무사 견적서가 없으니, 대신 취득세 고지서를 반드시 지참해야 한다.
- 잔금 당일 오전, 취득세 고지서를 들고 은행으로 다시 방문하면 곧바로 상향 한도를 신청해 주겠다. 작업에는 1-2분 밖에 걸리지 않는다.
- 방문 시 실물 카드 수령과 함께 곧바로 카드를 사용할 수 있게 처리하여 즉시 취득세 납부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
잔금 전날, 카드 발급 완료 및 수령 안내 문자를 받았다. 이제 고지서만 챙겨 잔금 당일에 방문하면 된다.
셀프 등기를 위해 모든 문서를 완벽히 준비해두었다. 단, 취득세 납부 영수증을 제외하고. 취득세는 잔금 당일 오전 7시부터 납부할 수 있다.
나에게는 카드 한도 상향이 선결 과제였다. 취득세 고지서를 출력해 은행에 가기 위해 아침 7시 정각에 노트북을 켰다.
하지만 곧 난관에 봉착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서울시 ETAX 사이트에서는 취득세 신고와 납부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하므로, 온라인으로는 '고지서만' 따로 출력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한도 상향이 필요 없다면 온라인으로 바로 취득세를 결제하고 '납부 확인서'를 뽑으면 그만이지만, 나는 고지서가 별도로 필요했다. 결국 고지서 발급을 위해 아침 일찍 구청으로 향했다.
*셀프 등기 & 카드 한도 상향 신청 시 참고 사항
- 취득세 납부를 위해 필요한 최종 서류는 '취득세 납부 확인서' (납부 후 발급 가능)이다.
- 납부를 위해서는 '취득세 고지서'가 필요하다.
- 취득세 고지서 발급을 위해서는 구청에서 '취득세 신고서'와 '주택 취득 상세 명세서'를 작성해야 한다. 해당 서류는 구청에 구비되어 있다. (온라인으로 발급 불가)
구청에 도착하여 취득세 담당 부서에 갔다. 취득세 고지서를 발급받고 싶다고 하니, 비치되어 있는 '취득세 신고서'와 '주택 취득 상세 명세서' 서식을 작성하여 오라고 했다. 이때 지참 서류는 매매 계약서 사본, 부동산 실거래 신고필증, 주민등록등본, 가족관계증명서이다.
서울시ETAX 사이트에서 신고할 때는 내용이 자동으로 불러와져서 편했는데, 종이에 수기로 적으려니 어떤 내용을 적어야 할지 헷갈렸다. 그래서 인터넷으로 찾아가며 작성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정보를 적지 않아도 되었다.
구청 직원에게 신고서와 필요 서류를 모두 주고 나서 무사히 취득세 고지서를 받았다. 구청 무료 주차 시간이 1시간이었는데, 다행히 주차비를 내지 않을 수 있었다.
취득세 고지서를 들고 은행에 들어서자 계장님이 반갑게 맞아주셨다. 다행히 다른 손님이 없어 바로 처리할 수 있었고, 한도 상향까지 완료하는 데 5분도 걸리지 않았다.
따끈따끈한 카드를 가지고 내려와서, 자동차 뒷자리에 앉아 집에서 가져온 노트북에 인터넷을 연결했다. 그리고 서울시ETAX 사이트에 가서 곧바로 취득세 납부를 완료했다. 취득세 납부 확인서는 프린트를 위해 남편 이메일로 보냈고, 남편과 부동산에서 곧바로 만나기로 했다.
오전 내내 동분서주한 끝에, 매도인과의 약속 시간인 오후 1시에 맞춰 부동산에 도착했다. 미리 준비한 선물들도 잊지 않고 챙겼다.
계약할 때에는 매도인 할아버지와 할머니, 큰아들 내외가 오셨었는데 이번에는 며느리 대신 여동생이 동행했다. 계약 이후로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올라서였을까? 여동생 분은 우리의 인사에도 시종일관 시큰둥한 반응이었다.
셀프 등기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매도인의 인감이 날인된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다. 소장님께 미리 당부해 둔 덕에 모든 서류가 완벽히 준비되어 있었다. 잔금을 송금하고 관리비 예치금, 장기수선충당금 정산까지 마치니 모든 절차가 마무리되었다.
지난 계약일에는 매도인 가족과 부동산 소장님을 위해서는 케이크를 준비했었는데, 이번에는 겨울이라 핸드크림을 준비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소녀 같으신 할머니를 위해 핑크빛 꽃다발을 따로 주문해두었다. 할머니를 뵌 후 줄곧 꽃다발이 떠올랐었다.
핸드크림을 전달드리자 모두 미소를 지으시며 좋아하셨고, 특히 할머니께 꽃다발을 안겨드리는 순간 내내 무뚝뚝하던 여동생 분의 표정이 처음으로 환하게 밝아졌다. 역시 딸에게는 엄마가 대접받는 모습이 가장 큰 선물인가 보다.
훈훈한 분위기 속에 서류를 챙겨 등기소로 향했다.
이날 일정 중 가장 짧은 시간이 걸린 곳이 바로 등기소였다. 미리 서류를 완벽히 챙겨간 덕분에 접수까지 30분도 걸리지 않았다.
철저히 준비만 한다면 누구나 셀프 등기를 해낼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상세한 과정은 추후 별도로 정리해 볼 계획이다.
이날 하루 동안 한강을 총 4번 건넜다. 아침 일찍부터 시작된 하루였지만, 오후 3시에는 모든 일이 끝나있었다.
다음 날 인터넷등기소로부터 서류 교합 안내가 왔고, 바로 그다음 날 등기 완료 메시지를 받았다. 부동산 사이트를 확인해 보니 우리 집 매물 정보에 이미 등기 일자가 찍혀 있었다.
오래전 한 사주 카페에서 나에게 좋은 집터에 살면 발복하는 사주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중에 특히 나와 잘 맞는 지역은 삼포와 용산이라고 했다.
몇 년이 지난 지금, 삼포의 막내동생 격인 마포구에 첫 집을 마련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