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타임.
최근 넷플릭스 드라마 중증외상센터의 실제 모델인 이국종 교수님의 책, 『골든아워』에는 생과 사를 가르는 결정적 순간들이 담겨 있다. 교수님은 중증 환자를 살리기 위해 헬기를 타고 환자에게 날아가 생존 확률을 높이는 시간, 즉 골든타임을 확보한다. 이처럼 골든타임은 꼭 필요할 때, 가장 중요한 순간에 주어지는 ‘결정적 시간’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부모와 아이에게도 ‘골든타임’이 있을까?
언어학자 노암 촘스키(Noam Chomsky)는 언어습득장치(Language Acquisition Device)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인간의 뇌, 특히 좌뇌 전두엽 부분에 언어를 배우는 특별한 기능이 있으며, 이 장치는 어린 시절에만 활성화된다고 주장했다. 이 시기를 결정적 시기(Critical Period)라고 부르며, 사춘기에 접어들면 언어 습득 능력은 현저히 떨어진다고 한다.
영어 교육 분야에서는 이 이론을 기반으로 어린 나이에 영어를 배우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결정적 시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유아와 아동의 언어 학습에 집중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부모와 아이의 관계’에도 이런 결정적 시기가 있지 않을까?
‘사회·정서적 측면’에서도 부모와 아이의 친밀감을 결정짓는 골든타임은 분명 존재한다.
생각해보면, 아이의 하루는 어른의 하루보다 훨씬 길게 느껴진다. 어른이 되면 하루가 짧고 1년도 금방 지나가지만, 아이는 작은 사건 하나하나가 커다란 기억으로 자리 잡는다.
아이가 어릴수록 부모와 보내는 시간은 그들의 인생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리고 부모는 상대적으로 작은 시간 투자만으로도 아이의 마음속에 커다란 행복의 기억을 심어줄 수 있다.
주말의 몇 시간, 퇴근 후의 짧은 놀이 시간, 잠들기 전의 대화 같은 순간들이 아이의 세계에서는 ‘영원처럼 기억’된다.
이런 시간들이 쌓이면, 아이는 자신의 기억 속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들’을 떠올리며 존재감과 안정감을 키워간다. 아이는 부모와 함께한 그 따뜻한 시간들을 통해 "나는 소중한 사람이다", "나에겐 나를 지켜주는 사람이 있다"라는 감정을 배운다.
부모가 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무조건 길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그 시간이 아이에게 얼마나 따뜻하고 진심이었는가’이다.
아이는 부모와 함께한 ‘골든타임’을 기억하며 성장한다.
주말마다 모든 시간을 아이에게 쏟는 게 어렵다면,
잠깐이라도 온전히 아이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만들어 보자.
‘5분의 대화, 10분의 놀이, 30분의 산책’이 아이의 마음속에서는
가장 반짝이는 추억이 될 것이다.
그 시간들이 쌓여, 아이는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부모를 마음속에 품고 자란다.
덧붙임: 저의 모든 글은 저와 저희 아이의 경우입니다. 아이들은 모두 다르니 정답은 없습니다. 참고만 해주세요. 여러분의 아이에게 맞는 방법을 찾는것에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