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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발트색 계곡을 건너 호치민을 만나다

7 - Pac Bo

by 뺙뺙의모험

아침 일찍 게스트하우스를 나섰다. 오늘의 목적지는 Pac Bo (팍보) 라고 하는 곳.


베트남 북부의 중요한 역사적 장소 중에 하나 - 호치민이 유럽과 중국에서의 망명생활을 마치고 은신하며 베트남 독립운동을 계획했던 곳이다. 동시에 아름다운 자연 경관으로도 유명하다.



숙소에서 팍보까지는 차로 1시간 30분 정도 걸리는데..

게스트하우스 사장님이 버스로 가는 방법을 알려줬다. 버스 정류장의 GPS를 찍어주고,


가면 쌀집이 있는데 쌀집 주인은 나이스한 사람이고,
너한테 의자를 제공하고 버스 타는 것을 알려줄 것이다.


라고 말했다. 뭔가 나폴리탄 괴담(?) 같은 느낌..

GPS로 찍어준 그 위치로 걸어갔다. 까오방에는 그랩이 다니지 않는다. 약간 흔들거리는 다리를 건너면

이런 조용한 주택가가 나오고...

밥먹는것도 중요하니까 일단 아침밥으로 쌀국수를 먹었다. 저 풍성한 채소들....

잘게 채썬 양파처럼 생긴 건 바나나꽃인데, 본인 이거 매우 좋아한다.

숙주 따위나 쌓아주면서 고수도 안넣어주면서 베트남쌀국수라는 이름 붙이는 우리나라 쌀국수집들, 생각해보면 좀 가증스러운듯 ㅋㅋ



바디랭귀지로 고기 이것저것 다 넣어달라고 해서 주문했다. 면은 Po 가 아니라 Bo(가는 면)를 선택.

미트볼도, 양지소고기도, 바삭하게 구운 돼지고기도, 그리고 선지도 들어있다. 진하고 맛있었다


22°40'22.6"N 106°15'29.8"E · 22.672944, 106.258278 - GPS


2번 버스를 타면 되는데, 동남아 버스가 다 그러하듯 버스가 지나는 도로에서 손짓이라는 청약의 의사표시를 통하여 달리는 야생의 버스를 잡아 타면 된다ㅋㅋ 배차간격은 30분.


다만, 이 버스는 팍보 앞까지 가는게 아니라 하꽝 이라고 부르는 8km 떨어진 곳에서 내려준다.

8km를 걸어가는것은 무리수니까 그곳 부터는 택시로...



게스트하우스 사장님이 말해준대로 쌀집이 있었고,

기웃거리고 있으니까(?) 쌀집사장님이 반겨주며 의자도 주고 차도 따라주셨다.

쌀집 사장님은 영어를 못해서 번역기로 대화했는데... 내가 반지옥이 아닌 팍보를 간다는 사실에 조금 놀라고 반가워했다

한편 베트남인들의 호치민에 대한 존경심도 좀 느낄 수 있었다.



역시 버스 바깥 길은 아름답다 - 솔직히 말하면 반지옥폭포로 가는 길이 좀더 아름답긴 하다


버스 안내인이 팍보로 가기 위해 하꽝(Ha Quang)까지 간다 라고 하니, 이분이 번역기로 택시탈거냐 아니면 바이크택시탈거냐고 물어봤다. 상관없지만, 바이크택시 타고싶다.. 라고 답했다.

버스는 나를 콜택시사무실(?) 바로 앞에 내려다줬다. 팍보까지 왕복하는 택시 비용은 20만동.


살짝 비싼듯 했는데... 다들 보통 20~22만동 정도로 다녀온것같아서 깎지 않고 그냥 OK 했다 ㅋㅋ


팍보의 입장료는 2만동, 그리고 전기차 비용을 추가로 2만동 받는다. 거리상 안 탈수가 없다 ㅋㅋ


베트남 독립전쟁사와 관련된 여러 사적지들이 더 있지만, 외국인은 아무래도 경관에 집중하게 되고..


입구에서 한참 이런 농촌을 달린 다음에 첫번째 목적지에 도착한다.

기념품가게랑 슈퍼마켓들이 전통 양식으로 꾸며져 있고..

이 산의 이름은 마르크스의 산

이 샘의 이름은 레닌의 샘이다. 저 이름을 붙인 사람은 당연히 호치민.

카르스트지형의 강과 계곡은 석회의 영향을 받아 물색깔이 정말 예쁘다.


물이 정말 깨끗하다. 물고기도 엄청 많이 살고...

물론 이곳은 베트남의 성지와 같은 곳이므로 수영이나 물고기잡기는 불가능


생각보다 길게 이 아름다운 파란 시내? 계곡??을 따라 걸을 수 있다. 호치민아저씨 꽤 아름다운 곳에서 은신하셨구만 .... 물놀이는 안되지만 살짝 발을 담그는 정도는 가능한 듯 했다 (현지인들도 그러고 있었음).


걷다가 혼자 여행 온 베트남사람과 말을 트고, 이친구 사진을 찍어주게 되었는데... 계속 이 친구랑은 동선이 겹쳐 자주 마주치게 되었고.. 베트남 카톡인 Zalo 번호도 교환했다 ㅋㅋ


영어를 어느 정도 까지는 알아듣지만, 스피킹은 잘 안되는 친구였다.



계곡 옆으로 나 있는 약간 등산에 가까운 가파른 계단과 돌길을 올라가다보면 호치민이 은신했던 바로 그 동굴이 나온다. "은신처" 라서 사실 처음에는 발견하지 못하고 지나쳤다가 다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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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이 바로 베트남 독립이 시작된 곳. 저 책상이 바로 호치민이 그 앞에서 독립전쟁을 구상했던 그 책상.


한국인들은 공산주의지도자 하면 바로 윗동네 북조선 돼지삼부자를 떠올리게 되지만,

사실 그들은 공산주의자라기보다는 끔찍한 전제군주제 왕조를 만든 자들이고 ...

호치민은 꽤 괜찮은 지도자였던 것 같다.

외국인의 시각에서 평하는데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지만 청렴하고 검소했으며 유능했던.


규모는 크지 않지만, 생각보다 꽤 제대로 종유석이 있는 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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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리하게 나온 이 작은 오두막은 호치민의 첫번째 집무실.

곳곳에 여기가 중국과의 국경임을 실감하게 해주는 표지판이 등장하는것도 흥미로웠다.


이렇게 관람을 마치고 다시 일렉트릭카를 타고 입구로 갔다. 기사아저씨한테 전화해야하나 싶었는데 의외로 기다리고 계셨다. 내가 어떻게 이때쯤 돌아올거라는걸 아신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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