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트
겨울이 이별의 예고 없이 지나고 봄 볕이 소식도 없이 설레게 찾아오면 괜스레 마음 한 곳이 텅 비어 있는 공허함에 빠지게 된다. 어릴 적에는 아이돌이 아닌 할머니 옆에서 흔히들 말하는 뽕짝, 지금은 트로트라 하는데 둘째도 역시 뽕짝을 좋아하시는 장인어른 장모님 곁에서 많은 노래를 따라 부르며 흥에 겨워 어깨춤을 추고 개다리 춤을 추며 꼬마 시절을 보냈다. 요즘 mz 세대는 아이돌 및 걸그룹을 모르면 대화가 안 될 정도로 많은 다양한 방송으로 음악을 즐기고 있다. 5월 봄 향기의 끝이 남아 있을 무렵 동네 큰 운동장에서 아이돌 가수들 콘서트가 한다는 인터넷 뉴스와 거리에 깃발로 만들어진 홍보 광고를 보면서 먼저 큰 녀석이 친구들과 티켓을 예약하고 나 또한 둘째랑 막둥이를 위해서 가까운 곳에서 콘서트를 한다기에 기를 쓰고 티켓팅에 도전하면서 그 어렵다는 아이돌 콘서트 티켓팅에 성공을 했다. 비밀로 깜짝 수프라이즈를 해 줄까 하는 고민을 하다가 기쁜 소식으로 기분 좋게 있으라고 이야기를 해 줬더니 둘째는 생애 첫 콘서트를 본다는 생각에 마음이 설레어 있었고, 막내랑 콘서트 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콘서트에 출연한다는 가수들의 노래를 매일 같이 듣고 심지어 노래방에 가서 연습까지 하면서 청소년 광 팬 임을 인정하게 되었다. 콘서트가 시작하기 하루 전날 각종 구경거리로 주위 부스에서 많은 행사들을 준비하는데 그 또한 볼만해서 저녁 바람도 쐴 겸 해서 나갔고 이 녀석들이 오늘 집에 안 가고 밤새도록 돌아다니고 싶다며 웃음을 주는 이야기에 행복했다. 콘서트 경연장에서는 리허설을 하는지 음악 소리가 크게 들려왔고 오늘 밤 잠이 올지 모르겠다며 얼른 콘서트 시작의 시간만 눈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었다. 뜬 눈으로 밤을 새운 듯한 새벽 6시에 다들 잠에서 깨어 아침을 먹는 둥 마는 둥 하며 아이들의 성화에 아침 일찍 걸어서 콘서트 장으로 갔다. 이른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어디서 모여들었는지 심지어 외국인까지 엄청나게 모여 있었다. 딸들은 연예인 응원봉이랑 포토카드에 관심이 많았고 천막으로 둘러싸인 먹거리에도 관심이 많았다. 외국인도 많아 구경거리는 제대로 할 수 있었고 만보기에는 벌써 7,000보가 넘어 있었다. 늘 즐겨 먹는 컵라면이지만 여기 포장마차 쉼터에 앉아 먹는 컵라면에 아이들은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식사를 하는 듯 입으로 들어가는 컵라면 면발이 입속에서 자연스레 녹는 솜사탕 같다며 연거푸 엄지 척을 날리고 있다. 오랜 시간 동안 돌아다니며 구경을 하고 있는데 지겹지도 지치지도 않은지 마냥 즐겁다. 사실 나는 벌써 지쳤는지 졸음도 몰려오고
피곤이 점점 쌓여 가고 있었지만 아이들의 웃는 모습에 지친 내색을 할 수 없었다. 늘 이랬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수십 번도 더 한 거 같다.
드디어 개봉박두. 콘서트장에 입장이 시작되었고 어디서 이렇게 몰려들었는지 가을 어느 날 저녁 무렵 줄지어 나는 새 때와 같이 엄청난 인파들이 몰려들었다. 심지어 관광버스도 엄청나게 각 지역 홍보 이름을 붙이며 줄지어 있었고 외국인들도 좋아하는 연예인의 사진을 들고서 정말 좋아하는 팬심을 알 수 있었다.
긴 줄 사이에 서서 이 녀석들의 손을 꼭 잡고 있었다. 아무리 집 근처 콘서트 장이라고 하지만 이곳저곳에서 아이를 찾는다는 방송이 여러 번 나오곤 했다. 몇 가지 간식과 물을 챙겼지만 콘서트장에 간식은 못 가져 들어간다며 입장하는 입구에서 반납을 하고 말았다. 간식 반입불가라는 문구가 없어 간식을 챙겨 갔을 뿐인데 많은 팬 들이 간식들을 모두 반납이라니 산더미 가득 쌓였다. 콘서트가 끝이 나면 저 많은 간식들은 어떻게 처리를 하는지 궁금하게 만들었다. 콘서트 시작 3시간 전에 자리 잡고 앉았다. 이미 많은 팬들이 각자의 자리에 앉아 리허설을 보고 있었고 둘째와 막내도 정신없이 춤과 노래를 따라 부르며 사춘기 오춘기 아줌마 팬들은 갱년기까지 타파할 정도로 행복바이러스가 온몸에 상승기류를 타고 있었다. 사춘기 사고뭉치 둘째지만 가끔은 아무 말 없이 조용하기만 했는데 오늘의 기분과 행복 그리고 흥은 사춘기 딸이 아닌 마냥 연예인 가수를 좋아하는 여학생의 팬 같았다. 그렇게 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콘서트는 대망의 문을 열었고 아이들과 관중들은 그야말로 함성과 환호성에 시끌벅적 난리가 아니었다. 쉴 새 없이 따나 부르는 노래에 금방 목이 쉬고 가수들 이름을 연거푸 부르고 있는데 나도 그 매력에 점점 빠져들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물 한 모금 마실 시간도 없이 가수들은 돌아가면서 신나게 노래를 부르고 팬들은 앉아 있을 시간도 없이 너무 즐겁게 즐기고 있었다. 동영상도 찍고 사진도 많이 찍으면서 좋은 추억을 많이 남기면서 콘서트의 긴 하루는 끝이 났지만 집에 있는 응원봉을 보면 그날의 행복함과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문득문득 떠 오른다. 가장 오래 기억되는 앨범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