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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티기

by 등대지기

꽃이 피었다

첫사랑 설레는 마음으로

숨 멎고 바라보니 심장 터질 듯

꽃이 환하게 웃는다


빈속에 소주 한 잔

꽃 잎 한 장 때어 무니

입속 가득 꽃향기 넘쳐나고

속까지 곪아 있던

속앓이 사라진다


또 다른 꽃 잎 한 장

집에 드니

마음속 응어리 어느새 토해내고

기나긴 외롭게 갈라진 손 톱

가지런히 놓여 있는 꽃고무신

새색시 마냥 이쁘게 빛나고


눈물 잔 서로 주고받으니

어느새 자정을 기다리는 세월

사장님 이번에는

꽃 한 접시 말고 꽃 한 발달 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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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