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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by 등대지기

눈 뜨고 싶은 그 욕심

병상에 누워 계시던 아버지

마지막까지 두 주먹 쥐고 영혼을

붙잡았지만 이별을 눈물로 대신한다


간 밤에 누가 찾아왔는지

두 팔 휘저으며

안 가려고, 아직 멀었다고

마음이 심하게 흔들렸던

잠꼬대 소리가 아직도

눈앞에 아련한데


두 눈 감고 믿지 않았던

하나님을 찾아 간절히 기도했지만

작별의 서약 없이 눈물만 흐른다


땀 냄새 절여 색깔마저 변해버린

얼룩진 바지 드디어 벗어던지고

하늘이 준비한 삼베옷이

어울리지 않는데도

선물이라 감사히 받았던 아버지


아들의 등이 아닌

꽃 상여 대신 타고 시골집 앞마당

한평생 노래하고 춤추던 마을회관에

동네 할미들 나눠주신 마지막 잔 받고


바람이 전해주는 낙엽에 사랑했다고

감사했다는 그리운 편지 띄워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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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