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氣力
내가 지쳐 쓰러진 이유를 너는 알고 있니?
가끔은 버틴다는 게 조금 우습게 느껴져.
그런 생각 들잖아,
그냥 유난히 무기력한 날.
뭘 위해서 사는지. 뭘 바라서 열심히 하루를 채워가는지. 누굴 위해서 나를 희생하는 건지.
정답을 알 수 없는 질문을 껴앉고 잠에 든다,
누가 나한테 이렇게 말했어.
그 질문 중에 단 하나라도 답을 알려준다면,
조금은 더 나은가.
그러면서 나는 점점 생각에 잠겨.
그리고 서서히 깊어져가. 빠져들어.
또, 이렇게 무너지고 싶지 않았는데.
아침에는 더없이 웃거든, 웃으면서 버겁지 않아.
분명히 진심으로 웃을 수 있는데,
때론 다시 밤이 오는 게 두려워.
나아지려면 직접 마주해 볼 줄도 알아야 한다는 말,
아직은 너무 어려워.
다시 일어설 이유가 사라졌어,
애초에 그런 게 있었나 싶을 정도로.
무기력한 날이야,
모든 의욕을 잃었어.
이대로 가라앉으면 좋겠어.
안온한 날씨에 녹아내리는 눈이 되고 싶어.
혼자 보는 밤, 창밖은 어두워.
방안은 밝은데 아직,
가로등은커녕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밖은
완전히 다른 곳인 것처럼.
분리된 것 같아,
홀로 유영하는 나와
세상에 어우러진 이들처럼.
아, 내가 지금 꿈을 꾸고 있나?
꽃이 떨어져.
한 송이, 두 송이, 세 송이
그 뒤론 못 헤아렸어.
별이 떨어지는 건가?
쏟아질 것 같더니 떨어지고 있네.
굳이 애써서 갖고 싶지는 않아.
나가서 힘들게 주우려 하지 않을래.
그냥 여기서 있을래, 기다리기만 할래.
저 유성이 넓은 밤하늘에서 나에게로 올 때까지.
난 여기서 그냥 기다릴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