曙燏
살짝만 울고 싶어,
해가 떠버리면 힘들 거 아니까.
바보같이 밤새 뒤척이기만 했다. 불 꺼진 공간이 어둠에 잠식당하기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렇게 하룻밤을 지새웠다.
"나, 조금만 울어도 될까?"
듣지도 못할 새벽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어떤 대꾸도 돌아오지 않았다.
또다시 눈을 감았다. 잠에 들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그저 하루를 시작할 준비일지도 모르겠다.
해가 떠오르면 난 웃어야 한다. 반대로 모두가 나의 거짓 미소만 본다. 거짓 미소에 나는 완전히 묻히기 마련이니까.
오랫동안 지은 거짓 미소에도 무색하게 눈물 한 방울 쉽게 흘리지 못했다. 벌써 흐려져버렸는지 초점 나간 시야만 존재했다.
꽉 여민 마음을 풀며 나는 새벽의 품에 얼굴을 파묻었다. 울어도 되냐는 물음을 건네기까지, 무채색에 질은 밤을 담아둔 새벽을 한심할 만큼 동경하기까지 함께 지새운 하룻밤이면 충분했다.
"참았던 눈물을 조금만, 흘려도 될까?"
어둠에 가리우면 아무도 보지 못할 테니까. 아침이 오면 모두 없었던 일이 되어있을 테니까.
질문을 끝으로 답이 없을 거라 생각했던 새벽이 나를 토닥여주는 기분이었다. 마치 마음껏 울라고, 울어도 괜찮다고 나지막이 속삭이는 것만 같았다.
곧바로 흘러내리는 눈물은 곧 아침이 찾아올지도 모르고 새벽을 적시고 있었다. 여름은 습한 공기를 전하며 서서히 다가오고 있었고, 그 공기는 내 주변을 감싸 안았다. 서투르게 울던 내게 아침을 알리는 빛 한줄기가 스며들었다.
"가는 거야?"
눈을 뜨고 바라본 창밖에선 새벽이 푸름을 흘려보내며 떠나려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