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태어나고
눈이 내렸다
재를 털어서
눈에 보탰다
택배가 잘못 와서
극장에 보냈다
영화도 봤다
따뜻한 어둠에서
추운 빛으로 밀려나고
누가 그에게 물을 끼얹고
예전에 자기였던 것을 마시는
덩어리
메시아는 구유에 뉘어질 때부터 자기가 잘못 배달됐다는 걸 알았다
모든 피동의 역사를 이해하고 사명을 느꼈다
나는 그 찬란한 엉뚱함을 아직 모른다
얼어붙은 바다에 해가 스며들고
내 탄생은 거기서 움직이지 않았다고
눈이 그쳐 극장에서 밀려 나오면서
몸속 씨앗을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