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 탓

by JBin

제목 : 계절 탓

햇살이 뺨을 때리는 오후
잠시 밖에 서 있었을 뿐인데
여름이 벌써 다녀간 듯했다

며칠 전만 해도 옷깃을 여몄는데
오늘은 땀이 등줄기를 타고 흘렀다

일교차란 놈은 변덕스럽고
내 마음도 그에 못지않다

겨울엔 여름을 기다렸고
여름이 오자 다시 겨울을 그리워한다

이토록 간사한 나지만
그저 자연스러운 인간일 뿐이겠지

변해가는 날씨처럼
나도 그렇게 흘러가고 있다



● 시 설명


이 시는 갑작스러운 더위 속에서 문득 느껴진 계절의 변화와, 그에 따라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인간의 마음을 담아낸 작품입니다.
잠깐 밖에 서 있었을 뿐인데, 봄을 지나 여름 문턱에 들어선 듯한 강한 햇살과 따가운 열기가 피부에 와닿았습니다.

그렇게 무심코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진짜 여름이 오려나 보다’라는 현실감이 느껴졌고, 그 순간 며칠 전까지만 해도 아침저녁으로 쌀쌀했던 날씨가 떠올랐습니다.

그 변화의 간극에서 느낀 것은 단순한 날씨의 변덕이 아니었습니다.

인간의 마음도 계절처럼 쉽게 바뀌고, 늘 지금보다는 다른 무언가를 그리워하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추운 겨울에는 따뜻한 여름을 애타게 기다렸고, 막상 더위가 찾아오자 우리는 또다시 시원한 바람이 불던 겨울을 떠올립니다.

이런 감정을 우리는 종종 ‘간사하다’고 표현하지만, 실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자연스러운 감정이며, 인간의 본성이기도 합니다.

계절이 바뀌며 옷차림이 달라지듯, 우리의 감정도 상황에 따라 바뀌고 흔들립니다.

그것은 변덕이 아니라 살아 있다는 증거이고,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존재라는 증표이기도 합니다.

이 시는 그런 인간적인 면모를 따뜻하게 받아들이고, 자기 자신을 탓하거나 억누르기보다는 ‘그럴 수도 있지’라고 토닥이는 마음으로 쓴 작품입니다.

결국 우리는 늘 무언가를 그리워하며 살아갑니다.

이미 지나간 계절, 아직 오지 않은 계절, 그리고 그때의 감정들까지도.

그런 그리움은 때때로 우리를 시인으로 만들고, 또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소중한 감정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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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목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