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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20-22

by 명희진

많은 변화가 있는 건 아니고 그냥 매일 같다.

아침에 일어나 루이 아침을 챙겨 먹이고 도시락을 싸서 학교에 보내면, 그때부터는 별일이 없으면 앉아서 작업한다. 루이가 학교에 가 있는 다섯 시간을 잘 활용해야 그나마 진도가 나간다.


어제까지 장편으로 늘리던 소설을 결국 중편으로 마무리했다.

400매를 다시 370매로 줄였고 그렇게 완성하고 나니 또 뭔가 허전하고 어디에 보내야 하나하고 여기저기 기웃대고 있다. 일단은 이게 210매 중편을 370으로 서사 확장한 거라, 또 210매 정도의 주인공 중심 서사가 있다. 두 이야기는 완전히 다르면서 또 같아서 머리를 좀 굴리고 있다. 두 이야기 다 버리기 아까운데, 또 중복 투고가 될 수 있어 조심스럽다.


오늘 두 개의 메시지를 받았다.

처음은 앤솔러지 책 관련해서 해설사를 받았다.

아, 이렇게 내 소설을 읽었구나 싶어서 신기하면서도 감격.... 이러 날이 오는구나... 루이가 스터디 데이라 집에 있어서 어제 먹은 치킨에 밥 비벼주고 후다닥 읽었다. [셰어]가 세상에 진짜 나오는구나! 내가 이 단편을 안고 끼고 빨고 그러다 내팽개치고 다시 꺼내, 읽고 여전히 난 이 작품이 예뻐 보여 다시 수정하고 한 게 거의 십오 년이다. 진짜 이건 코인 떡상보다 더 감격스럽다.


앤솔러지는 [밤의 소네트]라는 제목으로 시용 출판사에서 11월 중순에 나온다.


두 번째 메시지는 장편 진행 상황에 관한 거였다. 추천사만 도착하면, 조판에 들어간다고.

방현석 선생님이 추천사를 써주시기로 했는데, 워낙 바쁘시니까... 그래도 카톡으로 메시지를 보냈다. 기다리고 있다고. 하지만 아직 확인도 안 하셨다. 그래서 '요새 뭘 하시나' 하고 보니, 진짜 바쁘시더라. 심훈문학상을 수상하셔서 당진에 다녀오신 뉴스를 봤다. 선생님은 날이 갈수록 더 바쁘시다.


장편 해설사는 허희 평론가가 써 주시는데, 그것도 너무 궁금하다.


쓰고 싶은 단편이 하나 더 생겨서, 총 두 개의 단편을 이번 연도 안에 마무리 지으려고 한다.

11월 말까지는 꼭 끝내고 싶은데, 잘 모르겠다. 이번엔 전문직을 가진 두 여성의 이야기를 쓰고 싶다. 그 직업이 그들의 관계에도 아주 많은 영향을 끼치는... 여기까지가 구상한 내용이다. 그래서 딱히 구상한 게 없는데, 이 여성들의 이미지는 자꾸 커진다. 그러니 이건 조만간 정말 쓰기 시작할 것 같다.


수박을 먹고 루이가 판테에게 모자를 만들어주자고 했다. 무덤덤한 판테는 수박 모자를 쓰고도 가만히 있었다. 츄르 하나를 다 먹더니 모자를 벗어던지고 낮잠 자러 갔다. 인생은 판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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