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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내리던 날
더는 볼 수 없었던
어린 시절의 모습을 찾는다
바람도 없이
수직으로 꼿꼿하게
내리는 눈 속에는
언제나
하염없이 바라보던
파도가 있었다
어린 나의 눈에도
파도는 서글펐다
그리고
거기에 내리는 눈은
더 없이
너를 부르게 했다
너무나 막연하여
너를 고양이처럼
그르릉 그르릉 불렀다
어쩌면 오지 못하고 있을
아니면 차마 올 수 없었을
너는 파도에 묻혀
눈처럼
오는지도 모르겠다
쌓이지도 못하는
눈처럼
왔다가 가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끝없이
파도는 밀려오고
눈이 내리는 밤
나는 얼핏 설잠을 설치다가
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