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밀가루 알레르기를 가지고 태어난 딸아이.
어린이집을 보내기 전까지는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이고, 계란이 들어가지 않은 음식들로도 아이는 충분히 만족하며 먹었다.
4살 때, 가정어린이집을 보내게 되면서
어느 날 친구의 생일파티에서 등장한 '생크림 딸기 케이크'가 그렇게 맛있어 보였나 보다.
친구들이 맛있게 먹는 것을 보고,
쳐다보고만 있었을 아이.
항상 밝고 명랑한 아이어서 그늘을 드리운 표정을
찾기 힘들 정도였는데,
그날은 심드렁한 표정으로 소파에 풀썩 눕더니
"엄마, 생크림 딸기 케이크 먹고 싶어."
라고 말하는 거다.
쓸쓸함이 스며있는 무표정 속에서
아이가 다른 아이들과 다른 자신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어떻게 하면 생크림 딸기 케이크를 먹게 할 수 있을까?
책엄마는 궁금한 게 있으면 책부터 검색한다. 찾았다!
'착한 빵 에코빵'
빵을 너무 좋아하는 두 자매가 아토피가 너무 심해 빵을 못 먹게 되자 빵을 먹기 위해 썼다는 이 책은,
베이킹 1도 모르는 초보엄마에게 계란, 밀가루, 우유 없는 생크림 딸기 케이크를 만들 수 있게 해 준 고마운 책이다.
책에 있는 음식 중 '바나나머핀'과 '미숫가루쿠키'를 가장 많이 만들어 먹었다.
밀가루 대신 쌀가루, 볶은 쌀겨가루, 생콩가루, 전분을 사용하고,
우유 대신 두유를 사용해서 케이크, 머핀, 쿠키를 만들 수 있다.
아이는 엄마와 함께 요리하는 것을 너무 좋아했다.
우리는 이번 시련도 책을 통해 또 극복해 냈다.
심지어 어린 시절 아이와 함께 베이킹을 하면서
행복한 추억들도 덤으로 가득가득 채울 수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아이는 요리사를 꿈꾸게 되었다.
"왜 요리사가 되고 싶어?"
"요리사가 되면 나처럼 음식 알레르기가 있는 친구들이 걱정 없이 먹을 수 있는 식당을 차릴꺼야!"
엄마는 아이의 꿈이 비에 젖지 않도록 해주고 싶다.
아이가 자신의 부엌에서 마음껏 요리하는 모습을 상상한다.
책은 생각을 담는 그릇이고
엄마는 아이의 꿈을 부엌에 담는다.
그렇게 네이버 블로그 '책엄마의 생각부엌'이라는 이름이 탄생했다.
책 속의 생각들을 엄마의 마음으로 정성껏 담아내는 생각부엌의 '브런치 스토리'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