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by 나길



그러다 보면,

그러다 보면 신발을 신고

그러다 보면 걷겠지

그러다 보면 함께 걷는 별땅이를 만나겠고

그러다 보면 흩날렸던 오감이 살아 날거야

그러다 보면 네가 있는 곳을 상상하고

그러다 보면 그 곳을 향해 먼저 간 발자국을 발견할거야

그러다 보면 상상한 그 곳에...

제발,


닿자!!





힘든 일은 어느새, 봄마다 당연히 날아드는 미세먼지처럼 막을 수없는 곳에 내려 앉는다. 창문을 열고 싶지않지만, 그럴 수도 없다. 잠시 열고 환기만 시키자치면, 눈에 보이지 않는 그 짧은 공기의 흐름을 타고 반갑지 않은 무례한 손님으로 내려 앉는다.

사랑하는 막내, 별땅이를 보내고 무자비하고 무수한 후회란 것이 나를 덮쳤다. 우리 가족을 덮었다. 그것은 점점 노랗게 쌓여가는 꽃가루와 미세먼지처럼 우리의 마음에 두껍게 천천히 굳어갔다. 그리고, 그 텁텁한 먼지 덩이가 굳어가고 있는 지금, 먼지를 털어내기도 전에, 남편의 회사가 쓰러졌다. 우리는 그 굳어가는 꾸덕 꾸덕한 먼지덩이들 위에 서있다.

그런, 우리를 조용히 들여다 보고 싶다. 내가 아는 것은 없다. 그저 일어난 일들을 한 글자, 한 글자 써서 위에서 내려다 보며 지나간 발자국이 된 먼지의 역사를 이해하고 싶다. 그러다 보면, 내가 지나며 견딘 그것이 날아 앉는 새로움을 두 팔 가득 받아내며 위로하리라! 이 상상과 함께 글을 시작한다. 내가 아니더라도, 그 누구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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