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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능력치
‘야훼이레‘라는 말이 있다.
내가 삶의 파도를 맞닥뜨릴 때마다 떠 올리는 말이다.
살다 보면 자꾸 뭔가가 잘 안 풀리고 생각대로 안 되는 때가 있다. 이때는 그냥 무서워진다.
남들은 평온하고 당당한 얼굴로 잘 사는데 나만 약해서 바보 같아서 모자라서 이런가 싫어 막 맘이 쪼그라든다.
나는 쫀녀다.
겁이 많아서 살짝 겁만 줘도 쉭 바람 빠지는 풍선처럼 확 쪼그라들어서 쭈글해지고 촛불처럼 훅 하고 꺼져 사라져 버리고 싶어진다
하지만 이런 나를 버틸 수 있게 하는 힘이 바로 이 ‘야훼이레’다.
이 말은 좋은 일도 나쁜 일도 힘든 일도 아픈 일도 모두 신께서 결국 선으로, 좋은 길로 이끄신다는 뜻이다.
한때 삶의 끝이라 여겼던 죽음 앞에서 나는 이 말을 붙잡았다. 도저히 이해가 안 가고 믿을 수 없는 일들 앞에서 그냥 이 신의 섭리를 믿기로 한 거다. 이 말은 삶의 장애물을 만날 때마다 어김없이 이 쫀녀의 손을 붙잡고 일으켰다. 그리고 마치 엄마말이 이해가 안 갔지만 지나고 나면 고개가 끄덕여지듯 그분의 길도 그랬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그분의 길을 걷는다.
두렵지만 모자란 내가 아는 길보다 분명 안전할 거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