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P ODYSSEY '80s (3화)

제3화 그룹 'Toto'의 'Africa'

by 윈디박


1983년, 필자는 소위 '8 학군'으로 분류되는 중학교에 입학한다.

지금은 고인이 되신 외할머니께서 중학교 입학을 앞둔 나를 보며 '이제 고생 문이 열렸구나'하고 혀를 차시던 기억이 있는데, 그 말이 정확히 무슨 의미인지 알게 되는 데는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나는 국민학교 시절, 누구보다도 활발하고 자신감 넘치는 아이였다. 학급 반장도 여러 번 했고, 공부도 곧잘 했으며(나중에 착각이란 걸 알았지만), 축구를 포함한 각종 구기종목에도 재능을 보여 항상 주요 포지션은 내 차지였다.

음악시간에는 아이들 앞에서 가끔 '가창'을 하기도 했었는데 창법이 '유행가'풍이긴 하지만(!) 꽤 잘한다는 선생님의 평가를 받기도 했다.

여자아이들과도 스스럼없이 어울릴 정도로 소위 '변죽'도 있던 편이었고, 그래서인지 학급 인기투표 진행 시 '남자아이' 부문에 항상 상위권에 들었던 것으로 기억한다(증거는 존재하지 않는다).


하. 지. 만.

중학교 입학과 동시에 나의 이런 '자부심'과 '자존감'은 산산이 부서지고 만다.

우선, 13살 남자아이 70명을 욱여넣어 모두에게 '학대'와 다름없는 '정글의 교실'에 기가 질리고 만다.

아무리 '성적이 최우선'이라 할지라도 지금 생각하면 '비교육적 방침'이었던 주요 과목 '우열반' 정책에

난 영혼까지 탈탈 털리게 된다. 그놈의 수학.

호기롭고 자신만만한 나는 가뭇없이 사라지고 '열패감'에 사로잡힌 사춘기 아이는 말을 잃고 생기를 잃어간다.


그래서였을까, 암울하기만 했던 그 시절 나는 이제 막 입문하게 된 POP음악에 더욱 빠져들었다(에피소드 2화 참고).

지금 돌이켜보면 내가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듣고 또 들었던 해, 1983년도에는 유난히 빛을 발하는 뮤지션들의 음악으로 가득 차 있었다.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이 'Thriller' 앨범으로 모든 것을 집어삼킨 듯한 것처럼 보이지만 기라성 같은 아티스트들의 위세도 만만치 않았다.

'폴리스'의 대표 명곡, 'Every Breath You Take'는 마이클 잭슨의 '빌리 진', 'Beat It'을 제치고 그 해의 가장 인기 있는 곡으로 선정되었으며, 영화 플래시 댄스의 OST 곡인 'Flashdance... What a Feeling'의 아이린 카라를 비롯해서, 호주 출신 '맨 엣 워크'의 'Down Under', '유리스 믹스'의 'Sweet Dreams'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이 빌보드 핫 100의 정상을 차지하는 인상적인 한 해였다.

그중에서도 필자를 단연 사로잡은 뮤지션은 바로 그룹 'Toto'였다. 그리고 그들의 유일한 빌보드 핫 100 NO1 히트곡, 'Africa'는 40여 년이 지난 2025년, 내 최애 플레이리스트 중에서도 첫 번째인 곡이다.


왼쪽부터 바비 킴벌(리드보컬), 스티브 포카로(키보드), 데이비드 헝게이트(베이스), 데이비드 페이치(키보드, 보컬), 스티브 루카서(기타, 보컬), 제프 포카로(드럼)







초특급 세션맨들의 만남, 밴드 토토

토토는 1977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결성되었다. 멤버 대부분이 당대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던 스튜디오 세션 뮤지션 출신들로, 데이비드 페이치(키보드, 보컬), 스티브 루카서(기타, 보컬), 바비 킴벌(보컬), 제프 포카로(드럼), 스티브 포카로(키보드), 데이비드 헝게이트(베이스) 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실력자들이 뭉친 그야말로 초특급 세션맨들이 모인 그룹이다.

이들은 이미 스틸리 댄, 보즈 스캑스 등 수많은 거물급 아티스트들의 앨범에 참여하며 실력을 인정받고 있었다. 그래서 토토의 음악은 록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팝, 재즈, 펑크(Funk), 프로그레시브 록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폭넓은 스펙트럼과 극도로 정교하고 세련된 연주력을 자랑한다.

1978년 데뷔 앨범 'Toto'는 'Hold the Line' 같은 히트곡을 내며 전 세계적으로 25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는 큰 상업적 성공을 거두며 주목을 받기 시작한다.



전설의 시작 'Toto IV', 그리고 'Africa'

토토의 디스코그래피에서 정점을 찍은 앨범은 단연 1982년에 발매된 네 번째 앨범 'Toto IV'라 할 수 있겠다. 이 앨범은 1983년 제25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앨범', '올해의 프로듀서' 등, 무려 6개 부문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한다.

'Toto IV'는 밴드 역사상 가장 많은 그래미를 가져간 앨범 중의 하나이자, 전 세계적으로 1,200만 장이라는 엄청난 판매량까지 기록하며 토토를 세계적인 슈퍼밴드의 반열에 올려놓은 기념비적인 작품이 되었다.

바로 이 앨범의 수록곡 중 하나가 오늘의 주인공 'Africa'이다.



'Africa'는 키보디스트 데이비드 페이치가 작사, 작곡하고 리드 보컬까지 맡은 곡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페이치가 실제로 아프리카에 가본 적 없이, TV 다큐멘터리와 잡지에서 본 이미지를 바탕으로 이 곡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가사 속 아프리카는 실제 지리적 현실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신비롭고 낭만적인 이미지로 그려져 있다. 멀리 떨어진 아프리카 대륙을 향한 막연한 동경과 사랑하는 여인을 향한 마음이 뒤섞인 듯한 가사는 해석의 여지를 남기며 묘한 매력을 풍긴다.


하지만 이 곡의 진짜 힘은 슈퍼세션맨들의 명성에 걸맞은 극도로 정교한 사운드에 있다. 곡의 시작을 알리는, 마림바 혹은 칼림바를 연상시키는 독특한 신시사이저 리프는 단연 이 곡의 ‘시그니쳐'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인상적이다. 여기에 부드러운 보컬 하모니, 공간감을 살린 리버브 사운드, 아프리카 타악기 리듬을 차용한 듯한 퍼커션 등이 어우러져 광활하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80년대 특유의 신스팝 느낌을 살짝 보여주면서도 '토토' 특유의 정교한 편곡과 연주력이 빛을 발하는 명곡이 아닐 수 없다.


40년이 지난 지금, 나의 최애곡은 'Africa'

처음 'Africa'를 들었을 때는 특이한 신시사이저 소리가 인상적이긴 했지만, 명곡들이 즐비한 이 앨범에서의 우선순위는 최상위권이 아니었다. 특히 'Rosanna'의 재즈와 록을 넘나드는 밴드 사운드는 정말 압도적이어서, 솔직하게 왜 'Africa'는 'NO1.'을 했는데, 이 곡이 2등까지 밖에 못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질 정도로 'Africa'가 다소 심심하게 들린 것도 사실이었다.

필자는 특히 바비 킴벌의 폭발적인 성량의 고음을 좋아해서 '황인용의 영팝스' 코너에 바비 킴벌의 보컬 역량이 돋보이는 'Waiting For Your Love'란 곡을 신청하는 사연까지 보냈다.

거기에 비해 주로 데이비드 페이치가 보컬을 담당하는 '아프리카'란 곡은 귀에 안 꽂혔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시간이 지날수록, 나이가 들수록 토토의 플레이리스트 중에서 이 곡의 사운드와 멜로디가 멀고도 먼 아프리카의 밀림 어느 곳 북소리처럼, 자꾸만 귓가에 맴돌아 문득문득 찾아 듣게 되는 것이 아닌가.


특히 밤에 혼자 드라이브를 하거나 창밖을 보며 멍하니 있을 때 이 노래를 들으면 그 매력이 배가 되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곡이 주는 특유의 공간감과 아련한 분위기가,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어딘가 다른 세계로 떠나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 준다고나 할까. 가사가 실제 아프리카와는 거리가 멀다는 비판적인 시각도 있지만, 오히려 그런 모호함 덕분에 음악이 주는 순수한 감성과 분위기에 더 집중하게 되는 면도 있는 것 같다.


데이비드 페이치의 담백한 보컬(어린 나이에는 좀 심심했지만), 그리고 후렴구에서 터져 나오는 멤버들의 풍성한 코러스는 언제 들어도 가슴을 벅차게 만든다. 특히 "I bless the rains down in Africa" 부분은 마치 어떤 축복이나 간절한 기도를 노래하는 것처럼 느껴져서 묘한 감동을 준다.

토토의 'Africa'는 단순한 히트곡을 넘어, 시대를 초월하는 사운드와 감성으로 오랫동안 우리 곁에 머물며 위로와 영감을 주는 특별한 곡이다.


Toto 'Africa'

[Verse 1]
I hear the drums echoing tonight
But she hears only whispers of some quiet conversation
She's coming in, 12:30 flight
The moonlit wings reflect the stars that guide me towards salvation
I stopped an old man along the way
Hoping to find some long forgotten words or ancient melodies
He turned to me as if to say
"Hurry boy, it's waiting there for you"

[Chorus]
It's gonna take a lot to drag me away from you
There's nothing that a hundred men or more could ever do
I bless the rains down in Africa
Gonna take some time to do the things we never had (Ooh, ooh)

[Verse 2]
The wild dogs cry out in the night
As they grow restless, longing for some solitary company
I know that I must do what's right
As sure as Kilimanjaro rises like Olympus above the Serengeti
I seek to cure what's deep inside, frightened of this thing that I've become

[Chorus]
It's gonna take a lot to drag me away from you
There's nothing that a hundred men or more could ever do
I bless the rains down in Africa
Gonna take some time to do the things we never had (Ooh, ooh)

[Bridge]
Hurry boy, she's waiting there for you

[Chorus]
It's gonna take a lot to drag me away from you
There's nothing that a hundred men or more could ever do
I bless the rains down in Africa
I bless the rains down in Africa (I bless the rain)
I bless the rains down in Africa (I bless the rain)
I bless the rains down in Africa
I bless the rains down in Africa (Ah, gonna take the time)
Gonna take some time to do the things we never had (Ooh, ooh)


https://youtu.be/FTQbiNvZqaY?si=79atMYNfRrCI-gMx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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