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서야 가능한 것일까
세상에 태어나 유년기, 청소년기를 지나
사춘기도 맞이하고 성인이 되어 머리도 크다보면
부모로부터 떨어져 독립하고 싶다는 생각들을 한 번쯤 하게 된다.
진정한 독립이란 무엇일까?
그리고 그 독립은 언제 이루어질 수 있을까?
경제적 독립은 진정한 독립을 의미하는가?
등등의 질문들을 던져본다.
대학교 앞 자취방을 구했을 때,
왜인지 모를 해방감과 자유를 만끽할 수 있다는 설렘에 '이것이 바로 독립이구나' 하며 '착각'했던 시절이 떠오른다. 정작 자취방 보증금은 부모님의 몫이었는데도 말이다. 성인이 된다는 것은 독립된 객체로 설 수 있음을 의미하는가?
-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회가 정의하는 '성인'이 되었을지는 몰라도 스무살 꼬마는 역시 아직 갈 길이 멀다. 그 스무살 아이는 또다른 착각을 한다.
'경제적 독립'을 해야 진정한 독립이구나...
나이가 차 사회 생활을 하고 부모 품을 떠나 결혼을 하고 '독립된 가정'을 꾸리게 된다.
그럼에도 이 '독립'마저 완전한 독립으로 느껴지지 않는 오늘이다.
집을 마련할 때 도움을 주시기도 하고, 아이를 낳고 맞벌이를 할 때 아이를 돌보아 주시기도 하고,
아이 육아에 보태 쓰라며 도움을 주시기도 한다. 주변 대부분의 선후배들을 보면 결혼을 했다고 해서 부모로부터 '완전한 독립'을 했다고 보여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때때로 가족간 절연(絶緣)하는 사례를 접한다. 연을 끊고 지낸지 10년도 더 지난 사람들을 보면서 그들은 과연 부모 혹은 자식으로부터 독립했다고 할 수 있을까?
-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어떠한 연유로 그 관계가 끊어졌을지 몰라도 어버이날이면 그리고 주위 사람들의 가족행사 소식을 들을 때면 그들은 각자의 가족들을 떠올려 본다. 치가 떨리게 싫고 법정 다툼을 했던 사이여도 먼훗날 이 세상을 떠나기 전 회한과 후회를 일삼는 것을 보면 '물리적 독립'은 그 '관계의 독립'을 의미하지 않는 것 같다.
관계 맺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관계를 맺는다는 것...
그것은 어린왕자에 나오는 '길들인다' = '관계를 맺는다' = '서로에게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것이 된다'는 구절이 떠오른다. 서로에게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것이 되는 것이기에 이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독립'이란 어쩌면 불가한 것이 아닐까?
그러한 의미에서 독립(홀로 독, 설 립) - 홀로 선다는 것 - 은 어쩌면 죽어서야 비로소 가능한 것이 아닐까 하는 또 다른 질문을 던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