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무언가의 주인이 된다는 건
결혼식을 갈 때면 주의깊게 보는 장면은
신랑, 신부 입장 순서가 아닌
신랑, 신부가 각자의 부모님께 인사하는 장면이다.
대부분 그 순간 어느 누구든 눈물을 훔친다.
아들인 나는 특히 신랑이 어머니와 인사 나눌 때를
더 유심히 바라보곤 하고 나 또한 코 끝이 찡긋해진다.
그 찰나 또 들리는 멘트가 있다.
"혼주 분들은 일어나셔서 신랑, 신부를 맞이해주십시오"
불현듯 내 뇌리에 스친 그 단어 '혼주'
혼사의 주인되는 그 '혼주'
결혼식의 꽃은 신부요, 또 다른 (비)주인공은 남편인 오늘이지만
여전히 그 혼사의 주인됨은 부모라는 사실에
다시금 그 주인됨. 에 대해 곱씹어 본다.
결혼의 주인이 신랑, 신부가 아닌거야?
주인공은 신랑, 신부라면서 여전히 그 혼사의 주인은 양가의 부모님인건가?
그 주인됨을 생각하다
우리가 평상시 쓰는 OO주는 없나 생각하다보니
견주, 차주, 건물주, 조물주 등등... 이 있더라
심지어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강아지(고양이) 이지만 여느 새끼 못지않은 찐 내 시끼다.
그 많은 장난감이 있음에도 새로운 장난감을 선물하고 귀여운 옷을 맞춰주고 늘 새로운 간식과 놀이로 내시끼 강아지를 책임진다.
그런 내 시끼, 내 강아지...
아직도 내가 어릴 때면 아이고 내 새끼, 아이고 내 똥강아지 불러주시던 모습이 떠오른다.
심지어 피 잔뜩 섞인 내 새끼는 오죽하겠는가...
그런 그 녀석이 나이들어 짝을 만나 혼례를 치른다니...
기똥차지만 또 그 아이의 주인됨을 더더욱 느끼는 순간이 아닐까 싶다.
시간이 흘러 '혼주', '혼사' 등 그 형식과 본질에 대해 되돌아 본다.
그러나 혼사를 치른 그 부부는 또 누군가의 부모가 되고 또 언젠가, 어떠한 혼사의 '혼주'가 되어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