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은 늘 타인과 나를 기쁘게 한다.
칭찬을 들으면 자신감과 동시에 자애감도 생기는 것 같다.
하지만 어느 하루 나 자신을 돌아보니 그 칭찬들이 어쩌면 나를
딱 그 칭찬을 받을만큼만 노력하게 한 것은 아닌가,
아니면 칭찬을 받기 위한 노력을 한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어릴적 90점 이상 시험지를 갖고 집에 오면 부모님께 칭찬을 받았다.
그리고 90점 밑의 시험지들은 나도 모르게 가방에 숨기거나
집에 돌아와 책장과 벽 사이의 틈으로 버려 버리곤 했다.
신기한 건 부모님은 한번도 내게 공부 하라고 하신 적이 없다.
그럼에도 그 꼬마 아이는 칭찬을 받고 싶어 칭찬을 받을 수준의 시험지만 보여드리곤 했다.
몇 년이 지나 집을 이사하던 날 내 방의 책장을 들어내니
80점 83점 85점 등등의 시험지들이 나와 어머니가 그 시험지들을 붙잡고
한참을 우셨다고 한다. 한번도 높은 점수의 시험지를 받아오라고 한 적도 없는데
그 어린 꼬마 아이가 혼자 나름대로 시험지들을 숨기고 분류하고 보여드릴 것만
추려냈을 모습을 생각하니 안쓰러워 그러시지 않았을까..
그리고 지금 다시 '칭찬'에 대해 바라보게 된다.
타인의 장점을 칭찬하고 또 누군가의 칭찬을 받으면 서로 흐뭇한 미소가 지어지고
그러기에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하지 않았던가.
하지만 그 칭찬들은 어느새 내 몸에 내성이 생기듯..
더 큰 칭찬을 바라게 되는건 아닐지.
어떠한 '행위'에 대한 '칭찬'을 놓고 볼 때, 그 '행위'에 오롯이 집중하는 것이
본질에 집중하는 것일텐데 행위 대한 '칭찬'에 눈을 돌리게 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 본다.
칭찬이든 비판이든 그 어떠한 평가로부터 자유로워지길 희망하는 요즘이다.
그 평가로부터 자유로워질 때에야 비로소 온전히 '행위'에 집중할 수 있을 것 같다.
라고 적고 있으면서도
이 공간에서의 '라이킷'이 나를 또 웃음지게 할걸 떠올려 보니
아직 타인의 평가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고수'가 되기엔 멀었음을 느낀다.
칭찬에 인색한 부모가 되긴 싫지만
그렇다고 나의 칭찬이 그 아이의 기대 주순이 되어
그 기대를 충족하기 위한 노력만을 하는 것은 또 내 마음을 어렵게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