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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IN 04화

어디쯤에서 울고 있을 파랑새

Album Track 3. A bird cries

by 박효진




2024년 1월 17일 수요일, 서도소리 수업 중이었다. 스승님은 아리랑과 도라지를 불러보자고 하셨다. 갑자기 아리랑이라니?! 귀한 소리를 얻을 기쁨에 녹음 버튼을 눌렀다. 그 순간, 스승님은 말씀하셨다.


"우리 민족성은 그래. 지저귀는 새도 노래하는 새도 '새가 운다'라고 표현을 하잖아. 슬픔 가운데 즐거움스럽고, 즐거움 속에 슬픔을 찾는 민족인 거지. 하하하하."


민족성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 이어가시더니 눈물을 훔치셨다. 너무 웃어서 나오는 눈물이었다. 그리고 또 허허 웃으셨다. 무심코 들었던 이 이야기와 스승님의 모습이 한동안 뇌리에 남았다.


우리 삶이 그렇다.

슬픔과 기쁨이 한데 섞여있다.

슬퍼도 울고, 기뻐도 운다.

우리 정서가 그렇다.




행복을 찾는 파랑새, 그리고 파랑새를 찾는 나.




행복은 가까이에 있다는 교훈을 전하는 모리스 마테를링크의 -파랑새-라는 동화가 있다. 동화 속 주인공은 결국 파랑새를 찾지 못하는데, 행복이 어딘가 멀리 있으리라는 착각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 동화에서 -파랑새 증후군-이 유래되었다.


나는 이미, ‘파랑새 증후군’이 깊어진지 오래다.


14살의 어린 나이에 시작한 기숙사 생활은 혹독했다. 학교의 예절 교육은 엄격했고, 지시에 아무 말 없이 순종해야만 했다. 모두가 비교 대상이 되었다. 대회에 나가서 상을 타오면 친구들 사이에서는 암묵적인 따돌림이 있었다. 낙방의 쓴맛을 볼 때면 그 따돌림이 부럽기까지 했다. 모두가 더 나은 무언가를 좇기 위해 노력했다. 6년의 하루하루 중 절반 이상은, 이불 속에서 울며 이를 악 물었다.


지금도 다르지 않다. 늘 어디쯤에서 울고 있을 파랑새를 쫓다가 길을 잃는다. 여러 갈림길을 만날 때마다 선택에 집중하면서도 나 자신을 계속 의심한다. 파랑새는 멀게만 느껴지고, 배회와 방황의 날은 길어진다.


여전히 파랑새를 찾지 못한다.




푸른 새는 운다.

슬퍼서 혹은 즐거워서.




허망한 삶을 노래하는 '푸른 새 운다'는 파랑새를 쫓는 동시에 놓치고 있는 나에 대한 이야기에서 출발했다. 파랑새가 가까이에 있는지 멀게 느껴지는지 의심스러운 상태에서 파랑새를 찾지 못하고 배회하던 나의 경험에 지저귀는 새도 노래하는 새도 '새가 운다'라고 표현하는 우리 민족성을 더하였다. 그리고 파랑새의 그림자를 좇는 또 다른 누군가를 위해 노래한다.


아니, 운다.


운다.






푸른 새 운다 A bird cries



*Hyojin Park - 人 (IN) RELEASED May 30.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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