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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키운 적이 있었다
매일 똑같은 사료일 뿐이라도
배만 채울 수 있고
배설을 할 수 있고
잠만 잘 수 있다면
그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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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중한 생명체들에겐
어떤 집에서 사는지도 중요하지 않고
어떤 옷을 입는지도 중요하지 않고
어떤 차를 타는지도 중요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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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을 하지도 않고
술수를 부리지도 않고
꾸미려고 하지도 않고
밀당을 하려 들지도 않고
이기려 들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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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장애를 가졌든
내가 병을 앓든
못생겼든
무능하든
소심하든
아무것도 상관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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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만날 때마다
뱅글뱅글 원을 그리며
행복을 표현해 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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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눈을 맞추고 보폭을 맞추며
공원길을 함께 걷는 것만으로도
큰 기쁨을 드러내 주는 존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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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인간에게
사랑이라는 것이 존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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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했거나
하고 있거나
앞으로 할 것들
사랑이라고 믿는 그것들을
진정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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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쓰고 싶은 것이 없다고 생각했던
버킷 리스트에 한 줄 추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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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같은 사랑>을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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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키운 적이 없는 사람은
사랑하고 사랑받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다”
-쇼펜하우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