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노래를 통해 감정이입을 많이 한다.
그렇다 보니 우울증에 걸려있는 동안에도
한동안은 감정의 조절이 되지 않아
노래를 들을 때마다 기분이 롤러코스터를 타듯
언제나 다양한 감각을 느껴야만 했다.
그중에서도 나의 눈물을 언제나 흘리게 만든 건
다른 사람의 노래도 아닌 밴드 데이식스의 노래였다.
너무나 신나는 노래가 많은 이 밴드의 노래 중
어떤 노래가 나를 지독히도 울렸을까
리듬이 너무 좋아 한곡을 백 번이고 듣고 싶지만
들을 때마다 내 눈물샘을 자극하는 가사 때문에
한동안은 정말 매일 울었던 것 같다.
운전을 하다가도 눈물을 주르륵 흘렸으며
설거지를 하다가도 울었다.
하물며 샤워를 하다 이 노래가 나오면
나도 모르게 주저앉아 울기도 했으며
새벽에 거실 구석에 쭈그리고 앉아 울었다.
나를 지독하게도 울린 데이식스의 노래는
바로 'HAPPY'라는 노래다.
제목과 멜로디만 들었을 때에는
너무나 행복해 보이는 곡이지만
막상 가사를 파고 들어보면 너무 슬픈 곡이다.
그중에서도
'그런 날이 있을까요 마냥 좋은 그런 날요.
내일 걱정 하나 없이 웃게 되는 그런 날이요.
뭔가 하나씩은 걸리는 게 생기죠.
과연 행복할 수 있을까요.
May I be Happy 매일 웃고 싶어요.
걱정 없고 싶어요 아무나 좀 답을 알려주세요.
So help me 주저앉고 있어요.
눈물 날 것 같아요 그러니까 제발요
Tell me it's okay to be happy'라는 가사다.
꼭 나에게 하는 말 같아 한참을 울고
또 울었던 것 같다.
나도 행복해지고 싶다는 마음이
이 우울감에서 헤어 나와 웃고 싶다는 맘이
너무나 잘 공감되는 가사인지라
천 번은 더 들었던 것 같다.
(그만큼 더 울기도 했지만)
지금도 이 노래를 들으면
눈시울이 붉어진다.
그 이유는 여전히 나아지지 않는 듯한
나의 현실을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사 속 말 그대로
'이대로 버티고 살아만 있으면 언젠가
좋은 날이 오겠죠'가
나에게도 해당되리라 믿고 싶다.
언젠가는 웃을 수 있으리라 믿고싶다.
May i be happ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