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사람의 기차여행
네 사람의 기차 여행
어느 날, 석준이 제안했다.
“우리 넷이서 기차 여행 한번 가볼래?”
그리하여 네 사람—석준, 정희, 일도, 명희—은 서울역에서 문산까지 향하는 완행열차에 오르기로 했다.
수색역에서 열차에 올라섰을 때, 열린 기차문 사이로 초여름의 바람이 매캐하게 밀려들었다.
머리칼은 바람결에 흩어지고, 창밖 풍경은 마치 오래된 필름처럼 반짝이며 흘러갔다.
네 사람은 기차문 근처에 나란히 서서 손잡이를 붙잡고 있었다.
대화는 끊이지 않았고, 웃음은 자주 터졌다.
서로의 눈이 마주칠 때면 피식피식 웃음이 흘렀다.
햇살도, 바람도, 그날의 시간도 모두 포근했다.
백마역에서 기차가 멈추자, 그들은 역 근처의 풀밭으로 향했다.
돗자리를 펴고 자리를 잡은 뒤, 집에서 싸 온 김밥과 과일, 음료수를 꺼냈다.
뚜껑을 여는 순간 고소한 참기름 향이 퍼졌고, 김밥을 베어 물자 감칠맛이 입안 가득 번졌다.
과일을 깨물었을 때는 달콤한 과즙이 혀끝을 간질였다.
초록빛 잔디, 푸른 하늘, 따뜻한 햇살, 그리고 네 사람의 웃음.
그날의 공기는 특별할 만큼 싱그러웠다.
기차 안, 가까워진 거리
해가 저물고, 돌아오는 열차에 몸을 실었다.
명희는 피곤했는지 일도의 어깨에 살짝 기대었다.
그녀의 머리칼이 그의 뺨을 스치며 흩날렸고, 순간 일도의 심장은 두근거렸다.
기차의 흔들림과 함께, 두 사람의 거리는 부드럽게 좁혀졌다.
집 앞에 다다랐을 때, 명희가 대문 앞에서 돌아서려 했다.
그 순간, 일도는 순간적인 충동처럼 그녀의 손을 잡아당겼다.
명희가 놀란 듯 돌아보았다.
그의 눈빛을 마주한 순간, 일도는 조심스레 고개를 숙였다.
입술이 닿기 직전, 기차의 진동도 멎은 듯했다.
바람 소리마저 사라지고, 눈앞엔 그녀의 숨결만이 맴돌았다.
명희의 손끝이 미세하게 떨렸지만, 그녀는 피하지 않았다.
밤공기는 달콤했고, 두 사람은 말없이 서로를 꼭 안고 있었다.
잠시 후, 명희는 조용히 그의 손을 빼내 초인종을 눌렀다.
‘삑.’
철컥. 문이 열렸다.
일도는 그녀가 문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묵묵히 바라보았다.
문이 닫히기 직전, 명희는 살짝 손을 흔들었다.
일도도 조용히 웃으며 손을 들어 인사했다.
문이 닫히고, 그 자리에 혼자 남겨진 그는 천천히 돌아섰다.
그 밤, 그는 오래도록 잠들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