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면체 사랑 - 3부

고난의 전조

by 일도

일도는 모든 일이 순조롭게 풀리는 듯했다.

산업도시 외곽에 2층 건물을 얻어 강단을 높이고, 강대상과 장의자를 들여놓았다. 새 피아노도 장만했다. 시골교회와 도시교회를 오가기 위해 승합차도 구입했다. 개척예배 날에는 본교회 목사를 초청했고, 그는 먼 길을 달려와 성심껏 집회를 인도해 주었다.


주일 아침, 일도는 시골교회 예배를 마치고 핵심 교인들과 함께 도시로 향했다. 이제는 명희와 늘 함께할 수 있었다. 그녀는 출발 전 필요한 물건들을 빠짐없이 챙겼고, 일도는 그것들을 차에 실기만 하면 됐다.


하지만 아버지의 태도는 점점 말수가 줄었고, 어머니의 얼굴엔 밝은 기색이 사라지고 있었다. 명희가 회사를 그만둔 이후, 막연한 생계 불안이 부모의 마음속에 깊게 스며든 것이다.


당장은 쌀과 채소를 가져오는 교인들 덕분에 버틸 수 있었고, 헌금으로도 어느 정도 유지되었지만, 그것이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었다.


부모는 명희의 퇴직을 만류했지만, 일도의 뜻을 꺾을 수 없었다.

아버지는 술을 점점 더 자주 마셨고, 말도 잦아졌다. 예전만큼 거칠지는 않았지만, 집안에는 긴장이 감돌았다.


도시교회는 몇 달이 지나도 정착된 교인이 없었다. 사람들이 들어왔다가도 열악한 환경을 보고 조용히 빠져나갔다. 일도는 무언가 새롭게 시도하려 하지 않았다. 신학교에서 배운 지식과, 간간이 사 읽는 책 몇 권이 전부였다. 그는 ‘배움’ 자체에 대한 경계심을 품고 있었다. 실망으로 가득한 선배 목회자들을 바라보며, 더는 배우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목회는 그저 믿음 하나만으로 되는 일이 아니었다. 설교도, 찬양도, 사람의 마음을 품는 일도 모두 훈련과 시간이 필요한 일이었다.

그는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받은 강렬한 체험 하나면 충분하다고 여겼다. 하나님을 믿고 말씀을 전하면 된다고, 단순히 그렇게 믿었다.


keyword
월, 화, 수, 목, 금, 토 연재
이전 12화다면체 사랑 -3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