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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 ‘어느 날의 우리, 어디에서든'을 마치며

by 나미

처음 이 연재를 시작할 때만 해도, 그저 막연하게 리키와 저의 일상을 기록하고 싶다는 마음뿐이었습니다. 1년 남짓 스웨덴에서 살아가며 겪은 힘든 순간들과 작게나마 성장해 나간 시간들. 그렇지만 그 하루하루를 기록하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때로는 후회로 남아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상하이에서 새로운 삶의 챕터가 시작되면서 이번에는 꼭 기록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고, 그렇게 이 연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해보는 연재였기에 글이 투박하고, 주제 선정이 모호하게 느껴질 때도 많았어요.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자신이 없던 날도 있었고, 단지 기록하고 싶은 마음 하나로 시작한 글이 과연 누군가에게 의미 있을까, 망설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감사하게도 저의 예상보다 많은 분들이 글을 읽어주시고, 공감해 주시고, 좋아요를 눌러주셨어요. 그 반응들 덕분에 저는 이 글이 단지 제 혼자만의 기록이 아니라, 누군가의 하루와도 연결되는 통로가 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저에게 생긴 가장 큰 변화는, 글을 통해 제 생각과 감정을 한 번 더 들여다보려는 습관이 생겼다는 점이에요. 일상 속 작고 사소한 순간들에서도 이야기를 발견하게 되었고, ‘이 장면, 글로 남기면 좋겠다’는 마음이 자주 들곤 했습니다.


리키 역시 늘 관심을 가지고 읽어주었어요. 퇴근 후, 제가 쓴 글을 함께 읽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우리 일상에 자리를 잡았고, 매일 구독자 수가 늘었는지, 라이킷이 몇 개인지 궁금해하며 누구보다 열심히 브런치북을 구독 중인 독자가 되어주었답니다.




이제 저는 이 연재를 잠시 멈추려 합니다. 그동안 제 작은 브런치 채널의 글을 꾸준히 읽어주시고, 좋아요를 눌러주시고, 댓글로 마음을 전해주신 독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구독해 주신 18분의 구독자님들께도 깊은 마음을 전합니다. 저는 여러분들의 글을 읽으며 매일 저의 세계를 넓혀가고 있어요. 한 분 한 분 모두 저에게 소중한 존재입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다음 주부터는, 일상 에세이를 잠시 내려놓고 음식이라는 매개로 스페인과 한국의 문화를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리키와 저의 식탁 위 에피소드, 서로 다른 입맛과 삶의 방식, 그 속에서 마주치는 사랑과 이해에 대해 풀어내볼게요. 조금 색다른 톤과 결의 이야기지만, 여전히 저 다운 진심으로 이어가겠습니다.


기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구독도 눌러주시면 더욱 감사드릴게요 :)


그럼, 어느 날 어디에서라도

다시 우리, 만나기를 바라며.


— 나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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