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동기를 만드는 건 결국 '말'이다

동기부여, 리더십, 언어의 힘

by 문장담당자

"동기를 만드는 건 결국 '말'이다"


“이 정도는 할 수 있죠?”
“다른 팀은 더 많이 했어요.”
“성과 안 나면 다 같이 힘들어지는 거 아시죠?”

겉으로는 격려처럼 보이지만, 실은 은근한 압박이 섞인 말들.
많은 조직에서 사람을 움직이는 방식이 아직도 이렇다.

하지만 사람은 말 한마디에 마음이 열리기도 하고 또 말 한마디에 마음이 식기도 한다.

나는 인사담당자다.
채용도 하고, 평가도 하고, 보상도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자주 목격하는 건 사람의 ‘동기’가 어떤 말에 반응해 움직이고 어떤 말에 무너져 내리는지에 대한 장면들이다.


사람은 숫자보다 말에 더 민감하다

성과급 제도를 바꿔도, 복지를 늘려도, 근무환경을 바꿔도…

왜 어떤 사람은 여전히 의욕이 없을까?

이유는 단순하다.
동기부여는 제도가 아니라 언어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넌 잘하고 있어.”
“지금 이 과정이 결국 성장을 만들어줄 거야.”
“내가 너한테 기대는 거, 알지?”
“이번 프로젝트는 너한테 맡기고 싶어.”

이런 말은 짧지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그리고 그 말은 조직문화의 분위기를 만든다.


동기를 잃은 조직에는 특징이 있다

나는 지금까지 여러 부서를 만나며 조직 안에서 동기가 사라지는 풍경을 자주 봤다.

이를테면,

성과 중심 피드백만 반복되는 조직

팀장 말에 ‘감정’이 실리지 않는 조직

회의는 있지만 ‘격려’는 사라진 조직

일을 잘해도 반응이 없는 조직

이런 조직에선 아무리 좋은 제도가 있어도 사람들은 “내가 여기에 왜 있어야 하지?”를 묻게 된다.

조직은 돌아가지만, 사람은 일에서 멀어진다.


동기를 만드는 건 결국 ‘말’이다

나에게 '동기부여 전략'을 짜라고 하면 보통은 이렇게 시작한다.

교육기획 → 성과보상 → 경력개발 제도 → 복지 포인트

물론 다 필요하다.
하지만 가장 먼저 필요한 건
리더가 어떤 언어로 구성원을 대하고 있는가다.

사람은 말에 민감하다.
말에 정성이 담겨 있지 않으면 금세 알아채고, 말에 신뢰가 담겨 있으면 금세 반응한다.

나는 종종 교육에서 이렇게 말한다.

“가장 비용이 들지 않지만, 가장 효과적인 동기부여 방법은 ‘좋은 문장을 가지고 있는 리더’가 되는 겁니다.”


기억에 남는 한 문장

얼마 전 성과가 저조한 한 신입 구성원이 팀장과 1:1 면담을 마치고 나에게 이런 말을 했다.

“과장님, 팀장님이 그러더라고요.
‘지금 안 되는 거, 네 탓만은 아니야. 우린 같이 가는 거야. 내가 널 끝까지 봐줄게.’
진짜, 그 한 마디에 그냥… 울컥했어요.”

나는 그 말을 듣고 정말 오랜만에 따뜻한 안도감을 느꼈다.

그 구성원은 성과가 바로 좋아지진 않았지만, 출근 태도도, 회의 참여도, 사람과의 대화도 조금씩 달라졌다.
말 한마디가 사람의 중심을 바로 세우는 걸, 나는 봤다.


HR은 말을 설계하는 자리다

우리는 인사담당자다.
수많은 제도를 기획하고, 지표를 분석하고, 정책을 설명한다.
하지만 나는 인사담당자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는
조직 안에 ‘좋은 문장이 돌게 하는 것’이라고 믿는다.

이를테면,

리더십 교육에서 말의 온도를 강조하고, 평가 피드백 코멘트를 진심으로 쓰게 하고, 채용 면접에서 질문의 뉘앙스를 조정하고, 퇴사자 인터뷰에서 마지막 말을 배려하는 것

이 모든 건, 결국 사람을 다루는 조직의 언어를 건강하게 만드는 일이다.


나는 오늘도 작은 문장 하나를 고민한다.
그리고 이렇게 다짐한다.

“동기를 만드는 건 결국 제도가 아니라 ‘말’이다.
좋은 말이 남는 조직이, 결국 좋은 사람이 남는 조직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