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흔들린다
가만히 앉아 세상을 바라보면
자연 속 모든 것은 움직인다.
나뭇잎은 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리고
강아지풀도 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린다.
하늘에 구름도 바람이 가는 대로 흘러가고
냇물도 강물도 바닷물도 출렁인다.
흔들림이 자연스러운 세상 속
사람에 손길이 닿은 것은 움직임이 없다.
사람이 만든 아파트도
사람이 만든 가로등도
그래서 사람의 손길이 닿은 것에는
생기가 느껴지지 않는다.
차가운 이미지.
직선으로 뻗은 선.
칼각처럼 만든 선에는
마치 날이 선 것이 섬찟하다.
사람은 바람에 흔들린다.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에
머리카락과 눈썹이 휘날리고
떨어지는 낙엽과
떨어지는 빗방울에는 마음이 흔들린다.
사람은 마음을 다해서
누군가를 사랑할 때
그 사람의 마음을 흔든다.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사랑하는 이유는
그래야만 사람의 마음을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가만히 바라보면
세상에 살아있는 생명은
모두 흔들린다.
내 마음이 지금 흔들린다면
그건 살아있다는 증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