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rolog

나는 소망한다 당신의 아름다운 눈

by 벗곰

‘왜 글을 쓰기 시작했을까?’


최근 나는 나 자신을 위한 몇 편의 수필을 완성했다. 나는 그것들을 작성하는데 온 정성을 쏟았다.

문득 깨달았다. 이 글쓰기가 나 자신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다시 회복시킨다는 사실을.


그렇게 나는 다시 글쓰기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2025년, 인공지능이라 불리는 기술의 발전이 나를 극적으로 도왔다. 깨달았다. 이 몇 가지 기술적 혜택만으로도 나는 이제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부유해진 작가 지망생들 중 한 명이 되었다는 사실을.


상당히 오랫동안 나는 글로써 내 뜻을 타인에게 표현하는 일에 두려움을 가졌다.


고민을 오래 했다. 나는 인터넷이 태동하던 시절부터 컴퓨터를 접했으며 이것이 가진 돌이킬 수 없는 파급력에 대해 내 나름의 직관이 있었다.


두려웠다.


누군가 나의 자아를 특정하게 규정짓고, 내 이름을 기억하고, 나의 영혼을 왜곡하는 것이 몹시 두려웠다.

그들의 모욕을 내가 얼마나 오랫동안 견딜 수 있을까?


그래서 나는 내 나라에서 작가가 되겠다는 꿈을 포기했었다.


당연히 나는 최고가 아니고 앞으로도 아닐 것이다. 그러나 나는 경험으로 배웠다.


내 나라에서는 오직 최고들만이 살아남는다.


이 조용하지만 피비린내 나는 전쟁터에서 내 글에 관심을 가질 사람들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 같았다.


그저 나는 나 자신을 위해서 글을 쓰기로 했다.


이제 나는 시간의 소중함을 이해할 나이가 되었다. 나의 소중한 독자들이 보잘것없는 나의 글에 너무 많은 시간을 쓸 수 없다는 사실을 충분히 헤아린다.


'저항하는 것은 지속된다.'


오래전 나는『신과 나눈 이야기』라는 책을 읽었다. 이제는 기억도 제대로 나지 않는 그 책은 더 이상 내 손에 없다. 나는 그 책에 쓰인 내용에 크게 감동받았고, 기꺼이 저자를 나의 스승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나는 결국 그의 책을 모조리 중고 시장에 팔았다.


이제 나는 그를 그저 '작가'라 칭한다. 그럼에도 그의 이 말 한마디는 아직도 내 머릿속을 이따금 맴돌았다.

'저항하는 것은 지속된다.'


나는 그 말을 꽤 오랫동안 곱씹었다.

대체, 그 오랜 시간 동안 무엇에 저항해 왔던 것인지.


마침내 나는 피식 웃었는데,


역시... 지능 검사를 다시 해야겠어 -라고 생각했다.


「나는 다시 태어나지 않는다.

나의 존재는 두 번 되풀이되지 않으리.


나는 다시 살지 않는다. 나는 다시 천상으로 돌아왔다.

이제 이곳에서 오랫동안 머무른다.


그 사실에 너희가 안도감을 느끼거나

혹은 그렇지 않거나,

그것은 더 이상 중요한 사실이 아니게 되었다.


그러나 내게도 한 가지 소원이.


내가 겪어야 했던 고통이 두 번 다시 되풀이되지 않기를.

내가 슬픔 속에 파묻은 죽은 누이를 다시 관에서 끄집어내어


가장 큰 악은 가장 큰 선의의 가면을 쓰고

그렇다면 나의 의지는 무슨 가면을 쓰고


나는 이미 죽은 자들의 세계에 속한 몸,


그저 이따금 존재를 알릴 뿐.」


p.s. 「Small Talk」

- 오랜만이야 오빠. 나야. 돌아왔어.

-...... 뭐?

- 글쎄, 기억이 다시 돌아왔지 뭐야. 그동안 잘 지냈지?



주Ⅰ. 본문 중 '저항하는 것은 지속된다'는 표현은 닐 도널드 월시(Neale Donald Walsch)의 저서 『신과 나눈 이야기』(Conversations with God)에서 인용한 문장임을 밝혀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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