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막. 초승
따뜻했던 차가
어느새 차디차게 식어버렸다
처음 따랐을 때는
입천장이 데일 만큼 뜨거웠던 이 찻잔이,
지금은 손으로 감싸도
아무런 감각이 들지 않을 만큼 차갑다
식어버린 차에는
찻잎이 충분히 우러났지만,
그래도 남아 있는 이 아쉬움은 무엇일까.
조금만 더,
그 온기를 즐길 수 있었을 텐데
묘한 아쉬움은,
차를 마실 때마다 목을 타고 흘러들어온다
한때 함께 이 차를 나누던 그 사람을 떠올리며,
오늘도 나는 차가운 차를 조용히 삼켜낸다
고요와 고독 사이, 문장과 여백 사이를 걷고 있습니다. 말 대신 글을 남기는 나. 일주일에 두세 번, 또는 매일, 또는 아주 가끔. 나와 함께 달을 건너주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