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세 엄마의 생활철학 #13

- 아침의 의식

by 해피마망


아침은 내게 하루 중 가장 단정한 시간이다.

밤새 뒤엉킨 생각들이 차분히 가라앉고,

새로운 공기가 방 안으로 들어온다.


나는 눈을 뜨자마자 커튼을 연다.

햇살이 들어오면, 그제야 마음이 완전히 깨어난다.

빛이 방 안을 채우는 그 짧은 순간이 좋다.

그건 어제의 그림자를 지우고

오늘의 빈 여백을 만드는 일 같다.


남편 방 쪽에서도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남편 방을 노크하고, 얼굴을 보며

굿모닝 인사를 한다.


각자의 방에서 시작하는 아침이지만,

그건 여전히 한집의 리듬이다.

나는 물을 끓이고, 남편은 오늘 읽을 책을 가지러 나온다.

언제부턴가 그 순서가 정해져 있다.


아침의 의식은 거창하지 않다.

이불을 개고, 창문을 열고, 물을 마시고,

하루를 맞이하는 짧은 준비일 뿐이다.

하지만 그 사소한 반복이 내 마음을 정돈시킨다.

살아 있다는 건 어쩌면 이런 의식의 연속인 것 같다.


커피잔에 물을 붓는다.

김이 오르고, 그 향이 부엌으로 번진다.

아무 말 없이 앉아 첫 모금을 마시는 시간.

그 몇 초가 내 하루의 기도다.


생각해 보면, 예전의 아침은 늘 바빴다.

아이들 학교 챙기고, 남편 도시락 싸고,

내 하루를 시작할 틈이 없었다.

칠십을 바라보는 지금은 다르다.

내가 먼저 나를 깨우는 아침이 되었다.

그래서 나는 지금의 이 나이가 좋다.


나는 오늘도 커튼을 열며 묻는다.

‘오늘의 나는 어떤 빛으로 살아갈까.’

그 답을 찾기 위해,

나는 매일 같은 의식을 반복한다.

아침마다, 내 삶을 다시 시작한다.


아침은 누구에게나 새로 주어진 하루의 첫 장이다.

그 한 장을 어떻게 여는가에 따라

그날의 마음이 달라진다.



<상큼발랄해피마망의인생철학>은

평범한 하루를 한끗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며 깨닫는 유쾌함입니다.


매주 월, 화, 수, 금, 토요일에 발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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