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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관주의자의 일상쉼표

팟캐스트 오프닝 멘트 중 일부 발췌

by 끌로드

GOH:"안녕하세요. 오늘은 날씨가 포근해 신발을 구겨 신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근처 공원 벤치에 누워 책을 읽다 문득 고개를 드니 멀리 있는 아파트가 뿌옇게 보이더라고요. '타닥타닥' 오늘의 미세먼지는 어떤가 검색해 보니...

아니 이게 뭐야? '미세먼지 단계가 나-쁨'이네. 어쩐지 모네의 '인상 해돋이'가 생각이 나며 인상주의자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얼핏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오히려 좋다. 오늘 읽을 책이 '미학 오디세이'인 이유가 있지. 책을 펼쳐 한 문장씩 음미해 나가다 이런 구절을 봤습니다. '아름답기에 즐거움을 주는가, 즐거움을 느끼기에 아름다운 것인가'. 저자의 질문에 대한 나만의 대답이 진자운동을 하듯 계속해서 바뀌는 상태가 되는 것이 제가 책을 읽는 재미 중 하나입니다. 따듯한 햇살과 흐릿한 미세먼지가 옷에 쌓여감에 따라 어느덧 책 읽기를 마쳤습니다. 먼지를 툴툴 털고 집에 가는 길에 소고기 한 근을 사 끝내주는 저녁을 만들어 먹고 나니 오늘 하루도 참 재밌었다고 생각했습니다." '낙관주의자의 일상 쉼표'

"그러니 내 밭을 일구지 않으면 안 된다."
-소설 캉디드-

라이프니츠의 '낙천주의'를 풍자한 볼테르의 소설 '캉디드'의 마지막 끝맺음 구절입니다. 주인공인 캉디드는 라이프니츠적 낙관주의자-여기서 말하는 낙관주의자는 그저 희망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이 최선이라는 철학적인 의미-입니다. 캉디드가 온갖 사회의 부조리를 겪음에도 낙관적으로 세상을 대하는 태도를 풍자하면서도 위의 구절에서 볼 수 있듯 볼테르는 완전히 낙관주의가 실패한 사상이라고 보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제게 낙관이란 철저한 최선보다는 그저 근심과 걱정이란 재료를 연료 삼아 하루를 살아가게 해주는 동력 장치입니다. '근거 없는 낙관은 대안을 만들 수 없다'라는 생각 반 '불안과 두려움은 사서 만드는 것'이라는 생각 반이 잘 버무려져서 지금은 '낙관적인 일상 쉼표'를 보내고 있습니다.

청취자분들에게 낙관은 어떤 의미인가요.


화엄경:삼계유심, 만법유식'세상에 존재하는 것은 마음뿐이며 모든 실체는 우리의 의식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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