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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를 꼭 안아주고 싶어

나는 따뜻한 사람이야

by 코알코알

시린 계절이 다가온다. 벌써 11월이 가고 12월이 오고 있다. 나는 뜨겁게 쨍쨍 쬐는 해가 있는 여름보다는 뼈가 시리도록 차가운 겨울에 인기가 많다. 내 손을 잡은 사람들은 다 하나같이 손이 너무 따뜻하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내 발과 손은 평상시에도 뜨겁지만, 겨울에 유독 활활 탄다. 온몸에 도는 피가 따뜻해서일까? 심장이 쿵쿵 빨리 뛰어 혈액이 돌기 때문일까? 내 손은 거칠고 건조하지만, 따뜻함 그 하나만큼은 보장할 수 있다. 아마 무덤에 가기 전에도 제일 마지막에 손이 식을 것 같을 정도로 내 손은 따뜻하다.

항상 내 손을 다른 사람들의 수족 냉증을 데우는 데 쓰고 싶다. 그리고 손은 차가워도 내 온기에 환한 웃음을 지었으면. 나는 웃음을 잘 짓지 않지만, 손은 따뜻하고, 다른 사람들은 보통 손이 차갑지만 웃음을 잘 짓는다. 나는 손이 따뜻해서 마음도 따뜻하다는 말을 좋아하는데, 그 말은 사실이 아닌 것 같다. 나는 다른 사람들을 대할 때 서툴러서 상처를 주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항상 미안하다. 나중에는 나는 아예 말하지 않는 것을 택하기도 한다.


나는 함박눈이 내리고, 가지에 나뭇잎 하나 붙어 있지 않은 겨울이 지나 파릇파릇한 잎이 나고 꽃이 필 때쯤에 너를 만났다. 너는 항상 나를 향해 반짝이는 눈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항상 좋은 중간 정도의 목소리로 나를 불렀다. 커다란 손을 떨며 내 손을 꽉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발이 크고 빠른 걸음이었지만, 나를 위해서 종종걸음으로 걸었다. 항상 입고 오는 옷은 신경써서 온 느낌이었다. 그 애가 입고 오는 가디건에는 보풀도 먼지도 없었다. 나는 그것을 보고 소리없이 웃곤 했다. 나는 너를 만날 때마다 항상 얇은 옷을 입고, 몸매에 자신이 없어도 붙는 옷을 입기도 했다. 항상 가슴에서는 피가 뿜어져 나와 몸을 데우고, 나는 그 덕에 추운지 몰랐다.

항상 안아주고 싶었다.


한여름이 되기 전에, 뜨거워지기 전에, 네가 더워서 나를 혹시나 밀어낼지도 모르니까. 그러기 전에 빨리. 나는 남자 향수가 은은히 풍기는 그 옷 위로 얼굴을 묻고 파고들고 싶었다. 이건 향수 때문일 거야. 이건 아마도 내가 가진 장점을 뽐내고 싶어서. 이건 이래서, 저건 저래서. 찾아보니 핑계는 한 트럭으로 나왔다.

추위에 얇게 입은 옷 사이로 바람이 들어 몸을 움츠렸다. 잡은 손을 풀고, 팔짱을 끼고 벌벌 떨고 있으니 불쌍해 보였나 보다. 순간 남자 향수 냄새가 싸악 코를 스치더니, 따뜻한 외투를 어깨 위에 둘러주었다.

“감기 걸리면 어떡해.”


나에게 호기롭게 외투를 두르더니, 씩씩하게 손을 잡는다. 그러나 5분도 채 되지 않아서, 부들부들 떨기 시작한다. 손이 벌벌 떨리는데, 이는 꽉 깨무는 모습이 퍽 사랑스럽다. 놀리고 싶었지만, 주변의 카페에 들어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카페에 들어가자고 했다.


우리는 카페에서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했다. 이상하게 입에서 이야기가 술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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