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노사연 선생님의 노래가 가장 먼저 떠오른 이유는 뭘까. 아마도 그 멜로디 속에, 우리가 살아오며 겪은 숱한 만남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서일 것이다.
살다 보면 마치 책갈피처럼 인생의 한 장면에 쏙 끼워지는 사람들이 있다. 처음엔 무심히 넘겼던 페이지, 어느 날 불쑥 다시 펼쳐지며 그 사람이 떠오른다. 내게도 그런 만남이 있었다.
온라인 독서모임.
내가 경험한 가장 특별한 인연은 ‘책’을 사이에 두고 시작됐다. 예전엔 그냥 후배였던 친구가 어느새 국내 최대 군인 독서모임을 이끄는 멋진 리더로 성장해 있었다. 그의 초대로 시작된 독서모임 참여는 내 삶에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어주었다.
함께 책을 읽고, 생각을 나누고, 글을 쓰는 시간들. 단체 톡 방에서는 하루에도 수십 번 생각의 조각들이 오갔고, 온라인 카페에는 서로의 글이 차곡차곡 쌓였다. 그리고 주 1회의 온라인 줌 미팅. 화면 너머로 전해지는 따뜻한 목소리와 웃음.
결국, 그 만남은 오프라인으로 이어졌다. 실제로 마주한 얼굴들에는 어색함보다 따뜻함이 먼저 피어났다. 프로필 사진 속 이미지와 달라도, 마음은 그대로였다. 희망의 메시지, 날카로운 인사이트, 그리고 따뜻한 눈빛들. 그 자리에서 나는 ‘경청하는 법’을 배웠고, 또 누군가에게 들려줄 이야기를 준비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인생의 중요한 만남은 늘 예상 밖에서 온다. 처음엔 낯설었지만, 어느새 서로의 삶을 진심으로 응원하는 관계가 되었다. 그리고 그 모든 연결의 시작은 ‘읽고, 쓰고, 나누는 것’이었다.
살아가며 다시 한번 깨닫는다. 진짜 좋은 만남은, 좋은 마음에서 시작된다. 그런 마음들이 모이면,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공동체가 만들어진다.
만남은 운명이 아니라, 용기다. 서툴게 다가가는 용기. 진심을 건네는 용기. 그리고 기꺼이 웃고, 들어주고, 감동받을 준비를 하는 용기. 좋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면, 먼저 좋은 마음을 준비해야 한다. 그럼 언젠가, 예상치 못한 페이지에서 또 한 편의 ‘기적 같은 만남’이 펼쳐질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