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제 신호: 호기심 vs 목표 집중
뇌과학자 가토 도시노리는 1만 명의 뇌 MRI를 분석하며, 노화보다 호기심 감소가 뇌 기능에 더 치명적이라는 사실을 밝혔다. 호기심을 자극함으로써 40-50대에도 집중력, 실행력, 창의력을 되살릴 수 있으며, 호기심이 뇌를 활성화시키는 산소와 같은 존재라는 것을 보여준다.
호기심은 낯선 환경, 새로운 정보, 익숙하지 않은 문제 앞에서 “왜?”, “어떻게?”라는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 아이들이 자주 던지는 호기심의 질문이 탐색, 탐구 행동(새로운 시도, 실험, 관점 전환)을 촉진한다. 그런 행동은 곧 새로운 정보의 발견으로 이어진다. 이 정보가 굳이 목표에 깊은 관련이 있지 않아도 좋다. 예전 연구에서는 호기심을 곧바로 생산성으로 직결되지 않는 정보를 찾으려는 욕구로 해석하기도 했다. 호기심을 기반으로 실행되는 ‘정보 찾기(information seeking)’는 세상의 불확실성을 낮추는데 기여하므로, 모르는 것에 대한 불안감을 줄여주는 역할도 한다. 어디 놀러 가서 맛집을 찾기 위해 지인에게 물어보거나 인터넷 검색을 하는 행동도 정보 찾기의 예다. 호기심 또는 궁금증에서 이어진 정보 찾기는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찾는데 큰 역할을 한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세월아 내 월아 데이터만 구축할 수는 없는 세상이다. 시간은 극히 제한적이고, 바삐 흘러가는 현대 사회에서 하나의 결정을 위해 무수히 많은 정보를 모두 찾아보는 것은 시간 낭비가 될 수 있다. 결국 마감일을 설정해 놓고, 그 시간 내에 가장 효율적으로 의사결정 할 수 있도록 전략을 설계한다. 더불어, 세상의 모든 정보가 무조건 믿을 만한 것도 아니다. 인공지능 시대에 신뢰할 수 있을만한 정보를 찾는 것도 벅차다. 그래서 무의식적으로라도 인간은 정보에서 취하는 이득과 정보를 찾는 데 필요한 시간의 가치를 생각해야 한다. 대중성과 전문성을 모두 고려하며 이 책을 쓰면서도 얼마나 많은 정보를 수집해야 하나 고민이 되었다.
회사에서도 한 프로젝트에 대해 너무 오랫동안 조사로 시간을 끌고 있으면 그 피로감이 장난 아니게 느껴진다. 최근 연구에서도 정보 찾기가 요구하는 정신적 노력이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무시할 수 없으며, 이것이 불확실한 환경에서 효율적인 의사 결정하는 데에 필수적 계산 요소로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연구에서 매우 창의적인 실험을 했는데, 전체 화면의 6%도 차지하지 않은 숨겨진 작은 원을 찾아 참가자들은 손가락으로 스크린을 눌러야 했다.
한 번씩 누를 때마다 그 지점이 원 안이면 보라색 점이, 원 바깥이면 하얀색 점이 찍혔다. 이때 한 번씩 누를 때마다 누를 수 있는 크레디트 1점씩 감소되었기 때문에, 꽤 신중해야 했다. 그러다 화면에서 작은 파란색 동그라미가 나타나면 더 이상 정보 찾기를 할 수 없고, 6초 안에 그 동그라미를 숨겨진 원이 있다고 생각하는 곳으로 드래그해야 하는 과제였다. 숨겨진 원과 얼마나 잘 일치하는가에 따라서 점수를 매겼다. 어쩌면 당연하게도, 정보 찾기 하는 시간을 더 많이 줄수록 원 찾는 정확도는 높아졌으나, 결정 속도가 늦춰졌다. 우리가 잘 아는 정확도와 속도의 상충관계를 보여준다. 하나를 얻으면 다른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관계다.
현대 사회에서는 정보 찾을 시간이 얼마 없다. 이 과제에서도 시간에 대한 압박감을 주면 어떻게 될까? 재밌게도, 정확도와 속도 사이의 트레이드오프(상충관계)를 무너뜨리고, 빠르면서도 정확하게 정보 찾기를 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참가자들이 숨겨진 원과 가까울수록 더 천천히, 신중하게 정보를 찾았고, 그렇지 않으면 과감하게 다른 곳으로 신속히 이동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모든 정보를 동등하게 보지 않았기 때문에 정신적 피로도 덜 느끼고, 더 효율적으로, 더 정확하게 과제를 수행할 수 있었던 것이다.
상충관계라고 생각했던 정확도와 속도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것이 흥미로웠다. 그것도 시간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죽을 날이 가까운 사람이 쓸데없는 일이나 사람에 에너지를 쏟지 않는 것처럼, 시간제한을 아는 사람이 빠르고 정확함을 요구하는 우리 사회에서 더 잘 나가는 것이다. 여기서 리더가 배울 점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모든 프로젝트의 마감일을 설정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과제의 목표를 분명하게 정하는 것이다. 목표가 분명해야 쓸데없는 탐구로 시간 낭비하는 일이 없어진다. 목표가 분명하면, 관련 정보를 더 분별력 있게 찾을 수 있고, 더 정확하게 평가하며, 유연하게 결정할 수 있다.
불확실성을 낮춰주는 데 필요한 인지적 조절 능력에는 배측 전대상피질(dorsal anterior cingulate cortex, dACC)이 중요하다. 이 영역은 고통 감지, 가치 평가, 감정, 학습, 동기 등 다양한 주제에서도 연관되어 나온다. 공통적인 점은, 목표 지향적 행동과 경쟁하거나 이에 방해되는 요소를 차단하는 인지 조절 능력에 배측 전대상피질이 작용한다는 결과다. 인지 조절보다 인지 조절의 기대 값(expected value of control)을 예측한다는 주장도 있다. 내 반응을 조절하기 전에, 이것이 내 목표 달성에 도움을 주는지, 필요 이상의 비용이 드는지 계산해야 하는 과제에서 더 확연히 작용한다는 의견이다.
지난 2019년에 소개된 PACE프레임워크는 호기심과 기억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며 순환하는지에 대한 이론을 보여준다. 예측(prediction), 감정(appraisal), 호기심(curiosity), 탐구(exploration)의 앞 글자를 따 만들었다. 다음은 이를 기반으로 간단히 시각화한 도표이다. 이 프레임워크가 나왔을 때는 몰랐지만, 호기심 및 탐구적 행동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불확정 영역(zona incerta)도 추가해 업데이트했다.
해마는 과거 경험의 기억이나 맥락적 예상에 어긋나는 (예측 오류) 일을 프로세싱하는데 최적화되어 있다. 예를 들어, 당신이 문을 열고 집에 들어오자마자 깜짝 파티가 열렸다면, 익숙한 집에 대한 예상과 실제 경험의 차이를 알아채는 역할을 한다. 반면, 전대상피질은 경험이 아닌 지식, 또는 정보차(information gap)에 따른 예측 오류를 알아챈다. 예를 들어, 내 친구의 생일이 언제인지 궁금해졌을 때 알아차리고 그 정보 찾기에 필요한 행동 시퀀스를 시작하게끔 한다.
전전두엽은 이런 예측 오류나 정보차를 감지하고 평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호기심은 정보를 찾기 위해 탐구 및 조사 행동을 불러일으킨다. 이때 선조체는 정보를 찾는데 필요한 다음 행동이 무엇이며, 그 가치를 따지는 일을 한다. 이렇게 스스로 시작한 정보 찾기 행동은 다시 해마에 입력되며 그 정보를 더 강력하게 기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호기심을 불러일으킨 정보에 대해 사람들이 나중에 더 알아보는 것이 바로 탐구다. 탐구를 하려면 당연히 그 호기심에 대한 기억도 잘 저장되어야 한다.
최근 탐구와 직접적인 조사와 같은 호기심 기반 행동이 뇌에서 어떻게 조절되는지에 대한 연구가 나왔다. 전전두엽의 변연 전피질(prelimbic cortex)은 불확정 영역(zona incerta)이라 불리는 곳의 특정 억제성 뉴런과 회로를 형성한다. 역시나 여기서도 억제 신호가 중요했다. 이 억제성 뉴런의 활동성이 강화될 때, 쥐는 새로운 물건이나 다른 쥐에게 더 강한 호기심 행동을 보였다. 쥐도 처음에는 생소했던 자극이 점차 익숙해질 때쯤 탐구심도 줄어들 만도 한데, 그 자극을 더 오랫동안 살피는 경향을 보였다. 이 영역이 최근 강박 증세를 치료하는 데 뇌심부 자극수술(Deep Brain Stimulation, DBS)의 타깃 후보자로도 나온 것으로 보아, 너무 깊은 탐구도 집착이 될 수 있음을 말해준다.
사람들은 불확실한 상황에서 더 공포감을 느낀다고 했던가. 불확정 영역은 공포 기억에 대한 논문에도 자주 나온다. 특히 이 영역은 감정 정보를 처리하는 편도체로부터 억제성 인풋을 받는데, 이것이 공포 경험과 관련된 단서를 일반화시킨다. 공포 기억 일반화(fear generalization)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에도 나타난다. 전쟁 후 집에 돌아온 군인이 밖에서 터지는 폭죽 소리에 전쟁터의 위협 상황과 동일시하여 공포에 시달리는 현상이다.
회의 중 누군가 툭 던진 질문에 기분 상한 적이 있는가? 그리고 그 감정을 실은 답변이 상대방에게 상처가 된 적이 있는가?
당장이라도 내 몸을 찢을 듯 으르렁대는 호랑이처럼 생존에 위협을 느낄 만한 자극은 우리 현대 사회에서 찾기 어렵다. 하지만 그런 자극으로부터 몇 백만 년 동안 우리를 보호해 주던 뇌는 변하지 않았다. 다른 사람이 내게 한 질문을 이의제기나 도전장을 내미는 ‘공격’으로 받아들인다면 내 뇌는 그것을 충분히 위협 요소라고 판단할 수 있다. 누구나 내 안의 경보음을 울리게 하는 방아쇠(trigger) 같은 순간들이 있다. 리더로서 자신의 방아쇠는 무엇인지 잘 생각해보아야 한다. 그래야 이것이 정말 위험한 순간인지, 아니면 근거 없이 자동적으로 판단한 것인지 구별할 수 있게 된다. 내가 가위눌림에 시달릴 때, 내 배꼽으로부터 느껴지는 묘한 감정을 단서로 여기며 실험을 시작했었다. 내가 예측할 수 있는, 그러므로 조절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판단되기까지 실험을 했다. 그리고 공포감이 금세 줄어든 것을 확인했다.
공포 경험을 기억하는 영역(불확정 영역)이 호기심에도 관여하다니 어째 앞뒤가 안 맞는 것 같다. 하지만, 별것도 아닌 것에 충동적으로 위험과 공포의 원인으로 바라보지 않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바로 ‘호기심’이다. 호기심 이야말로 공포를 맞닥뜨릴 수 있는 공포의 경쟁자다. 호기심은 “감히 나를 사람들 앞에서 망신시키려 들다니!”라는 감정을 “그러고 보니 그 생각은 안 해봤는데 참 신기하네!” 로 바꿔준다. 호기심과 두려움은 스위치 하나에 다른 감정과 행동을 불러일으킨다.
자기 자신에게 호기심을 가지는 행동도 나를 친절하게 대하고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다. 내가 어떤 감정을 느낄 때, 그 감정에 이름을 찾아 붙이는 것만으로도 자기 효능감을 느낄 수 있다. 더 나아가, 내가 그런 감정의 전후 사건을 생각해 보며, 앞으로 예측할 수 있는 계기나 단서가 무엇일지 기록하는 것도 나를 호기심과 함께 알아가는 방법이다. 이런 연습이 내게 돌아오는 자극을 무작정 회피하지 않고, 민감한 순간에 충동적으로 반응하지 않으며, 자극과 반응 사이에 살짝 ‘틈’을 확보하는데 도움이 된다.
자극과 반응 사이에 틈을 주는 쉼표는 누가 하는 역할 같은가?
그렇다. 억제 신호가 한다. 재미난 사실은 불확정 영역에서도 억제 신호가 바로 호기심과 두려움 사이에서 스위치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이 둘의 상반된 감정 사이에서,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선택하고 처리하는 역할을 한다.
편도체로부터 불확정 영역으로 향하는 억제성 인풋이 공포 기억을 형성하고 다음에 되살리는 데 반드시 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최근 연구에서 밝혀졌다. 내 논문의 주인공이었던 특정 억제성 뉴런, 즉 파르발부민(parvalbumin, PV) 단백질에 양성(+) 반응을 보이는 억제성 뉴런이 불확정 영역에서도 또 주인공이었다. 이 PV+ 억제성 뉴런과 시냅스를 이루는 편도체의 뉴런은 소마토스타틴(somatostatin, SST+) 호르몬을 발현하는 억제성 뉴런이다. 호기심의 행동을 신경과학적으로 풀어낸 연구에서는, PV도, SST도 아닌, 당시 새로 발견한 TAC 양성의 또 다른 억제성 뉴런이 주요 역할을 한다. 다시 말해서, 인풋이 어느 뇌 영역에서 어느 종류의 억제성 뉴런으로 가는지에 따라 우리가 어떤 경험을 하는지 달라지는 것이다. 그래서 신기함과 두려움은 한 끝 차이다. 매트릭스 영화에서 빨간 약과 파란 약 중 어느 것을 택하겠느냐의 질문을 당신의 뇌가 스스로 하고 있다. 때에 따라 받는 자극에 대한 적절한 행동을 하기 위해 여러분도 항상 선택의 여지가 있다는 것을 잊지 마시라.
지난 십여 년 간의 연구 논문을 검토하던 한 늦은 밤, 목표 지향적인 행동과 호기심 기반 모험적 탐구 행동이 억제 신호로 조절된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때 큰 희열을 느꼈다. 내 책의 중심 메시지가 훨씬 더 명확해진 순간이었다. 내가 풀타임으로 연구자 생활을 했을 때 이런 희열의 순간들이 내가 하고 있는 일을 계속하게 만들었다. 지금도 이런 순간들이 있어 참 행복하다. 뭔가 새로운 것을 배울 때마다 느끼는 희열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하는 공부에 대한 내재적 동기부여다.
지금까지 확인한 바, 생소한 환경에서 모험심과 두려움의 뇌과학은 특별히 다르지 않다. 다양한 억제성 뉴런이 각자 특유의 신호를 보내면서, 지금 상황에서 어떻게 반응할지 결정한다. 억제 신호는 지금 우리 시대에서 가장 필요한 리더십과 유사하다. 탐색과 목표 집중 사이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것이 억제의 리더십이다. 현재 상위의 리더뿐만 아니라, 신흥의 리더도 지금 당장 학습할 수 있다.
호기심이 조직에 주는 긍정적인 변화는 잘 알려져 있다. 하버드대학교의 프란테스카 지노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조직의 호기심은 의사결정의 실수를 줄이고, 창의성과 상관없이 다양한 과제에서 성과를 올리며, 그룹 내 갈등 해소 및 소통 향상을 일으킨다. 예를 들어, 200여 명의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으로, 호기심을 유발하는 질문을 일주일에 두 번 문자로 받은 직원들이 다른 직원들보다 4주 안에 더 혁신적인 일을 수행한다는 결과가 나타났다. 크게 놀랄 것도 없이, 이런 호기심이 불러오는 긍정적 효과에 대해 대부분 동의한다.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설문조사한 3천여 명의 직장인들 중 92%가 이런 효과에 대해 고개를 끄덕였다.
문제는, 기업과 리더들이 호기심의 효과를 알면서도 조직 내부에서 적극적으로 장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겨우 24%의 기업들만 호기심을 장려한다고 한다. 왜 그런지 조사했더니, 크게 두 가지 이유를 발견했다. 하나는 ‘탐구’에 대해 오해를 하고 있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탐구보다 효율성을 따진다는 것이다. 탐구가 마냥 갈등만 불러일으키는 시간 낭비라고 착각하며, 조직의 효율도를 떨어뜨릴 거라는 걱정이다. 마감일과 업무량의 압박이 ‘다른 시각으로 보자’는 것을 사치로만 느껴지게 한다. 하지만 호기심이 강한 사람은 더 어려운 문제를 보다 창의적으로 풀 가능성이 크다.
그 이유는 질문의 본질을 더 빨리 캐치하게 돕고, 같은 문제도 다양한 방법으로 해결할 아이디어를 찾기 때문이다. 스탠퍼드 디 스쿨(D.School)의 티나 실리그(Tina Seelig) 교수는 학생들의 창의력을 높이기 위해 힘쓰고 있다. 한 번은 지극히 흔한 ‘이름표’를 착용하는 데 번거롭지 않게 재디자인하는 과제를 내주었다. 학생들이 한창 작업하고 있을 때, 교수가 한 질문이 호기심을 자아냈다. “이름표가 왜 존재하지요?” 순간 조용해진 학생들이 ‘당연한 거 아니야?’ 하다가 금세 눈치를 챘다. 이름표가 주는 역할의 본질은 친목을 도모하는 것이다. 그럼 그게 꼭 이름표여만 할 수 있는 일인가? 그건 또 아니다. 학생들이 이 질문을 통해 이름표가 주는 의미를 확장시켰고, 그 결과 각자 완전히 다른 방법으로 신선한 ‘이름표’ 아이디어를 만들어냈다. 이런 학습을 통해 익숙한 이름표를 전혀 다른 시각으로 바라본 것이 창의적인 문제 풀기의 첫걸음임을 발견했다.
기업에서도 본질보다 문제 풀이 방법에 신경 쓰다 엉뚱한 평가지표로 직원의 생산성을 측정하려 할 때가 많다. 예를 들어, 자동차 정비 센터에서 ‘하루에 뚝딱 해결하는 차량 수’를 효율도의 지표로 본다고 가정하다. 그런데 정비공은 많은 차량을 ‘내보내는 것’에 너무 정신을 쏟는 나머지, 문제 하나하나 세세하게 분석할 시간이 없다. 결국, 수리에 문제가 있어 ‘재방문하는 고객 수’가 늘어날 수도 있는 것이다.
회사 대표로서 내가 만든 평가지표가 내가 분명 원하는 본질(효율성이나 고객 만족도)과 일치하는지, 전혀 의도하지 않은 문제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은 없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열심히 일하는 사원에게 제대로 된 보상을 주며 올바른 동기부여를 심어주려면 어떤 지표를 써야 할지 고민해봐야 한다.
이것이 호기심 기반 탐구의 힘이다. 문제의 본질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기대치 이상의 결과를 만든다. 신입사원들에게 초기 적응의 시간을 주며, 어느 프로젝트에서 자신의 역량을 가장 많이 내뿜을 수 있을지 직접 탐구해 보라고 하는 방법도 좋다. 사업의 목표는 결과적으로 이득을 취하는 것이다. 이득을 최대치로 높이려면, 모든 직원이 자신에게 가장 잘 맞고 자신 있어하는 일을 찾아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시간과 같은 제약이 정확도와 속도를 동시에 높일 수 있다는 연구를 기반으로, 시간제한과 함께 자유롭게 탐색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는 것이 장기적으로 회사에 크게 도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