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르탄의 밤

순례자의 첫 울림

by 하리볼

신발을 벗는 곳에서 이미 향 냄새가 코를 찔렀다. 달콤하면서도 무거운, 산달우드와 장미가 섞인 듯한 냄새. 계단을 올라 본당 문을 여는 순간, 열기와 소리가 한꺼번에 밀려왔다.


이미 수백 명이 앉아 있었다. 흰 쿠르타를 입은 남자들, 사리를 두른 여자들, 주황색 옷을 입은 승려들. 서양인들도 많았다. 모두 단상을 향해 앉아 있었다. 나는 뒤쪽 구석, 기둥 옆에 자리를 잡았다.


촛불이 수백 개 켜져 있었다. 향연기가 자욱해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단 위에는 크리슈나와 라다의 신상이 금빛 옷과 꽃으로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었다. 천장의 팬이 느리게 돌았지만 열기는 가시지 않았다.


단상 중앙에 한 사람이 앉아 있었다. 주황색 천을 두른 채 하모늄 앞에 앉은 그는 눈을 감고 있다가, 느리게 떴다. 이마의 티까는 땀에 번져 있었고, 그 눈빛에는 무언가에 사로잡힌 사람의 강렬함이 있었다.


아인드라 프라부.


그가 하모늄 건반에 손을 얹었다. 낮은 드론 음이 울려 퍼졌다. 므리당가와 카르탈을 든 사람들이 옆에 앉아 있었다.


침묵이 길게 흘렀다. 사람들은 숨을 죽이고 기다렸다.


그가 목소리를 냈다.


"하-레..."


느리고 깊었다. 한 음절이 몇 초 동안 늘어졌다.


"크-리-슈-나..."


하모늄이 그 목소리를 따라갔다. 단순한 멜로디. 반복되는 음계. 하지만 그 안에는 무게가 있었다.


"하-레 크-리-슈-나, 하-레 크-리-슈-나..."


사람들이 따라 불렀다. 처음에는 작게. 그러다 점점 커졌다.


"크리슈나 크리슈나 하레 하레..."


므리당가가 가세했다. 둥둥둥. 낮고 깊은 박자. 카르탈이 맞물렸다. 징징징.


나는 가만히 앉아서 지켜봤다. 관찰자처럼. 거리를 두고. 하지만 소리가 내 몸을 파고들었다. 하모늄의 진동이 바닥을 타고 올라와 척추를 흔들었다.


몇 분이 지나자 템포가 빨라지기 시작했다.


"하레크리슈나 하레크리슈나 크리슈나크리슈나 하레하레..."


아인드라 프라부의 목소리가 거세졌다. 하모늄을 연주하는 손도 빨라졌다. 므리당가가 격렬하게 울렸다. 카르탈이 쨍쨍 울려 퍼졌다.


사람들이 하나 둘 일어나 춤추기 시작했다. 팔을 들고 몸을 흔들었다. 어떤 이는 제자리에서 뛰었다. 어떤 이는 원을 그리며 돌았다.


나는 여전히 앉아 있었다. 주변 사람들은 황홀경에 빠진 듯 눈을 감고 춤을 췄다. 어떤 이는 울었고, 어떤 이는 소리를 질렀다.


"하레 크리슈나! 하레 크리슈나!"


이게 뭐지?


집단 최면인가? 아니면 진짜 영적 체험인가?


나는 냉정하게 관찰하려 했다. 인류학자처럼. 거리를 두고 기록하듯이. 하지만 키르탄이 클라이맥스에 이르자, 내 몸도 모르게 박자에 맞춰 흔들리고 있었다.


목덜미에 소름이 돋았다. 쿠르타 자락이 땀에 젖었다.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입술이 움직였다.


"하레 크리슈나..."


나도 따라 부르고 있었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단지 그 리듬 속에 있고 싶었다. 혼자만 침묵하고 있기가 힘들었다. 그 거대한 소리의 파도에 휩쓸리고 싶었다.


한 시간이 지났을까, 두 시간이 지났을까.


아인드라 프라부가 하모늄을 멈췄다. 마지막 한 음을 길게 끌다가 손을 들었다. 므리당가가 멈췄다. 카르탈이 멈췄다.


갑작스러운 침묵이 본당을 채웠다.


사람들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땀에 젖은 얼굴들. 어떤 이들은 단상으로 가서 그에게 절했다. 아인드라 프라부는 눈을 감은 채 고개만 끄덕였다.


나는 그냥 나왔다.


다리에 힘이 없었다. 계단을 내려가며 귀에서 윙윙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키르탄의 잔향이었다. 마하만트라가 머릿속에서 계속 울렸다.


"하레 크리슈나 하레 크리슈나..."


멈출 수가 없었다.


숙소로 돌아와 침대에 누웠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창밖에서 여전히 키르탄 소리가 들렸다. 나이트 키르탄. 밤새 이어지는 찬트.


시계를 봤다. 자정이 넘었다.


몸은 피곤했지만 마음은 깨어 있었다. 그 소리 속으로 다시 가고 싶었다. 방 안에 혼자 있기가 견딜 수 없었다.


나는 다시 일어나 쿠르타를 입었다. 목에 자파말라 백을 걸었다. 그리고 다시 본당으로 향했다.


이번에는 관찰자가 아니었다. 나는 순례자가 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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