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롭고도 조용한 글쓰기를 계속해도 되는 걸까.
어제도 나는 글을 썼다.
오늘도 쓸 것이고, 내일도 아마 쓸 것이다.
하지만 그 글들 아래는 고요하기만 하다.
좋아요도 없고, 댓글도 없고, 공유도 없다.
그저 디지털 공간 어딘가에 홀로 떠다니는 문장들뿐이다.
어젯밤에도 노트북을 열어 한 줄 두 줄 적었다.
별것도 아닌 일상, 별것도 아닌 생각들을.
누가 읽을지도 모르겠는데
그냥 적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통계 페이지를 열어보고는
"역시나" 하며 조용히 닫았다.
그러면서도 오늘 또 무엇을 쓸까
생각하고 있는 내가 우습다.
문득 작년 일이 떠올랐다.
사업에 실패하고 모든 것이 무너져 내렸을 때,
세상 사람들이 모두 나를 손가락질한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도 힘들었던 것은 열심히 살아왔던 내 인생이
나를 배신했다는 마음에 몇 달 동안 침대에서 일어날 수가 없었다.
남편은 내가 먹는 약의 개수를 세어가며
마치 급식 배당받듯 매일 나눠주었다.
정말 위태로운 시간들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무심코 SNS를 훑어보다가
한 줄을 봤다.
"이 또한 지나간다."
누가 썼는지도 모르는 평범한 문장이었다.
별다른 반응도 없어 보였다.
그런데 그 순간, 갑자기 울음이 터져 나왔다.
물론 그 한 줄로 모든 게 바뀐 건 아니었다.
그다음 날도, 그다음 주도
여전히 침대에 누워 있었다.
다만 가끔, 정말 가끔
그 문장이 떠올랐다.
"이 또한 지나간다..."
어떤 날은 위로가 되었고,
어떤 날은 공허했고,
어떤 날은 "언제 지나간다는 거야?" 하며 화가 났다.
하지만 완전히 포기하려던 순간마다
그 말이 작은 밧줄이 되어주었다.
"아직 지나가는 중일지도 모르잖아."
그렇게 하루하루를 견뎠다.
그 글을 쓴 사람은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조회수도 별로였을 테고,
반응도 거의 없었을 것이다.
그냥 평범한 하루에
평범한 마음으로 올린 한 줄.
그런데 그 한 줄이
죽음의 문턱에 서 있던 누군가에게는
조금씩 일어서는 힘이 되어주었다.
지금도 가끔 힘든 날이 있다.
여전히 불안하고, 때로는 주저앉는다.
완전히 나은 건 아니다.
하지만 그때의 경험이
지금 내가 글을 쓰는 이유를 알려준다.
누군가를 구하려는 거창한 마음이 아니라
그냥 내 마음을 솔직하게 적는 것.
반응이 없어도, 조회수가 적어도
그 글이 어딘가에 있다는 것만으로.
혹시 지금 이 글을 읽는 누군가가
어둠 속에 있다면.
혹시 누군가 반응 없는 글쓰기로
외로워하고 있다면.
잘 모르겠다.
뭐라고 말해줘야 할지.
다만 이것만은 말할 수 있다.
당신이 쓰는 작은 문장 하나가
어딘가에서는 누군가에게
작은 별빛이 될지도 모른다고.
그러니까 오늘도
조용히 써보는 거다.
누가 읽든, 안 읽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