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밤

by 찬H
어떤 밤(2015.02)_illust by 찬H


온 마을이 깊은 잠에 빠지면

지붕 위에 별이 앉아

낮에 흘린 마음들을 하나씩 주워간다.


붉은 지붕, 푸른 벽,

모서리마다 붙잡힌 온기들이

천천히 식는 새벽.

서로 다른 하루들이 포개지고

세상은 그날의 기억을 이불처럼 덮는다.


별빛은 눈처럼 가라앉고

나무들은 꿈속을 조심조심 기웃거린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그게 참 고맙다고,

눈을 감으며 혼잣말로 중얼거리는

어떤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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