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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살아내는 마음>

조용히 물들던 시간이 나였다

by 숨결biroso나


잠시 멈추자

내가 멈추면

풍경이 대신 살아난다.


감나무의 가지 끝에

애써 붙들린 붉은 마음 하나

바람이 건드리면

그제서야 제 자리를 찾아 떨어진다.


떨어지는 것은

사라지는 일이 아니라

천천히 여물어가는 일이라는 걸

가을에 와서야 배운다.


비워내야

새로운 숨이 들어올 자리가 생긴다는 말은

너무 단순해서

오래 걸려 이해되는 진실.


나는 나를 다잡지 않아도 괜찮다.

조금 늦어도 괜찮다.

조금 쉬어가도 괜찮다.


삶의 완성은

어딘가 멀리 있는 이름이 아니라

지금 이 자리에 숨 쉬고 있는

나 자신이었다는 것을


낙엽 한 장이

조용히 알려준다.


찬 바람이 와도

두렵지 않은 하루가 있다.


오늘의 우리는

이미

다시 살아내는 중이기 때문이다.





"우리 안의 가을도, 천천히 빛을 찾아가고 있었다."


by 《마음에도 쉼표를 찍는다》 ⓒbiroso나.



해 지는 들녘에 빛이 조금 더 머문다.
한 장의 잎이 천천히 길을 찾는다.
조용히 물들던 시간이 나였다




멈춤 속에서 피어나는 고요를 배우는 시간의 기록.

《마음에도, 쉼표를 찍는다》는 당신의 마음에 조용한 쉼표 하나를 놓아드립니다.



#마음쉼표 # 가을 #조용한위로 #혼자만의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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