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품어준 시간
어제의 마음이
채 정리되지 않은 채,
오늘이라는 작은 방에 들어섰다.
문 하나 닫히자
세상은 잠시 멀어졌고,
스스로에게 귀 기울일 수 있는
고요가 머물렀다.
햇살은 이불처럼 창가를 덮고,
바람은 조심스레 커튼을 흔들었다.
나는 그 안에서
하지 않아도 될 말들,
지우지 못한 마음들을
조용히 내려두었다.
텅 빈 것 같지만,
그 안엔 나의 숨이 있었다.
어제의 그림자가 쉬어가고,
내일의 기척이 조심스레 들어오는
딱 그만큼의 틈.
방이라는 이름을 가진 오늘이
나를 품어준 시간.
문을 열고 나가기 전,
나는 다시 다짐했다.
가끔은,
이렇게 아무 말 없이 쉬어갈 수 있는
작은 방이, 하루에 꼭 필요하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