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도 쉼표를 찍는다
가득 채우는 일에 익숙해진다.
마음도, 시간도, 공간도,
비워둔 자리는
왠지 부족한 것 같아
애써 무엇이라도 채워 넣곤 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텅 빈 마음 한 칸이
더 많은 것을 담는다는 걸 알게 되었다.
차오른 감정은 흐름을 막고,
쌓인 생각은 길을 잃게 한다.
그럴 때 필요한 건
가만히 비워내는 일.
오늘은 마음 한 칸,
조용히 비워보기로 한다.
해야 할 일들은 잠시 내려놓고,
머문 감정들은 살며시 흘려보내며.
그 빈틈 사이로
빛이 들어오고,
바람이 지나간다.
채운 것만큼이 아니라,
비워둔 만큼 세상은 나에게 말을 건다.
마음의 틈 하나가 만들어내는 건
단지 고요함이 아니라,
삶을 새롭게 보는 눈이다.
삶은 가득 채워야만 의미 있는 것이 아니다.
때때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을 남겨두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흘려보냈는가에 달려 있다.
오늘, 당신의 마음에도
작은 틈 하나 놓아두길.
그 틈을 통해 삶이 다시 숨 쉬게 되기를.